트럼프가 조기 종전 대신 전쟁 지속 방침을 언급하면서 시장은 다시 중동발 공급 차질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속해 있던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시장의 종전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아주 곧" 끝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단기적인 공세 강화 시사 발언이 나오면서 시장은 다시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등을 공격할 수 있다고 예고한 만큼 이란전은 최악의 위기로 빨려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산업계도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유가 상승에 따른 산업 피해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다. 글로벌 해상 원유 물동량의 핵심 경로이기 때문에, 전쟁 장기화 발언은 곧바로 유가 상승 압력으로 연결된다.
현재 유가는 트럼프 발언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한 때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다가 종전 기대가 나오면 100달러 아래로 밀리고, 다시 전쟁 지속 가능성이 부각되면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로 꼽히는 만큼, 봉쇄나 부분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 불안 심리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여기에 중동 내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나 해상 운송 차질이 현실화하면 상승폭은 다시 커질 수 있다.
◆유가 변동성 확대에 항공·석화·철강 등 비용 부담 커질 듯
한국 산업계에는 전반적으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중동산 원유 비중도 큰 편이어서 국제유가 상승이 생산비와 물류비, 전력비 상승으로 빠르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유가 급등은 단순히 정유와 석유화학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항공, 해운, 철강, 시멘트, 반도체, 일반 제조업 전반의 원가 구조에 연쇄적으로 부담을 준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은 항공과 해운, 물류업으로 꼽힌다. 항공업은 유류비 비중이 높은 구조여서 국제유가 상승이 수익성에 즉각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 국제선 비중이 높은 항공사일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객 수요가 비수기와 겹치거나 노선 차질까지 겹칠 경우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해운업도 운임 상승 기대가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선박 연료비 상승과 전쟁 위험 보험료 인상, 항로 우회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비용 부담 확대가 더 현실적인 변수로 꼽힌다.
석유화학과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도 긴장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원유와 나프타 등 핵심 원료 가격 상승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호르무즈 해협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원료 조달 차질 우려까지 커질 수 있다.
철강과 시멘트 업종 역시 연료비와 전력비 부담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어 수익성 압박이 불가피하다. 제품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마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와 전자, 기계 등 수출 제조업도 안심하기 어렵다. 직접적으로는 물류비와 에너지 비용 상승이 부담이며, 간접적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소비 둔화 가능성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유업은 상대적으로 복합적인 구도에 놓여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은 재고평가이익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 리스크에 따른 유가 급등락이 반복되고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질 경우 정제마진이 안정적으로 개선된다고 보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계는 고유가와 고환율, 물류 불안이 맞물리는 복합 부담에 대비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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