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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트럼프 “유가 폭락, 세계 훨씬 안전” 또 과시…이란은 강경파 달래며 외교 분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에도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장기간 이란 핵 사찰을 얻어냈다는 등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SNS로 호르무즈 재개방 상태 유지 강조

“어제도 하루 1900만배럴 원유 수송 최대규모”

“이란, 핵사찰 무한 수용 합의해” 못박기도 계속

동결자산엔 “美 신탁계좌 예치…美농산물 사라”

미-이란 MOU관련 1차 고위급·실무협상 종료돼

4개 실무·해협소통·레바논 충돌방지 기구 운용

이란, 석유제품 등 美 판매허가와 자산해방 관심

합의이행 대외 강조…오만과 ‘해협 관리’ 굳히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에도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장기간 이란 핵 사찰을 얻어냈다는 등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란 지도부는 대미 견제 여론전을 이어가면서도, 전쟁 종식 양해각서(MOU)를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가기 위해 주변국과의 외교전에 전념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미국의 승리를 작고 하찮게 보이게 하려는 가짜뉴스 공세와 반대 주장을 일삼았지만, 최고수준의 핵 사찰을 장기적으로 ‘무한대로’ 전적으로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핵의 투명성’을 보장할 것”이라며 “만약 이란이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의 협상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양자컴퓨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이런한 주요 양보들을 바탕으로, 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 상태로 유지하고 해상봉쇄를 해제하기로 했다. 다만, 봉쇄 재개가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모든 함정은 그대로 배치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로선 그럴(해협 재봉쇄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란 동결자산 해제 협의에 관해선 미국이 자금 용처를 정하겠단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재무부가 해제하고 있는 자금 또는 제재금은 미국이 관리하는 에스크로(신탁) 계좌에 예치돼 미국산 식량과 의료물자 구매에만 사용될 것이며 여기엔 우리 위대한 미국 농부들이 생산한 옥수수, 밀, 대두 등 이란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농산물이 포함될 것”이라며 “(이란은) 인도적 위기이며, 너무 늦기 전에 지금 도움을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올린 글에서 “어제(22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1900만배럴의 원유가 수송돼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유가는 폭락하고 있고 세계는 훨씬 더 안전한 곳이 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이란의 종전 MOU 협상이 진행 중이던 21일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토요일(20일) 하루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 1900만배럴이 수송됐다”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행에 옮길 경우 나라를 잃게 될 것이며, 빌어먹을 자기 나라로 돌아가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 수로의 ‘수호천사’로서 원유의 20%를 가져갈 수 있다”면서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통행료를 우리가 징수할 것”이라거나 “미국은 필요시 해협을 장악할 수 있으며 그들을 완전히 박살내고 선박 통행료를 징수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핵 협상 기간이자 해협 무료통항 보장 기간인 60일에 대해선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며, 선택지가 끝난 뒤에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연합뉴스

한편 이란과 미국은 스위스 루체른 뷔르겐슈토크 1차 고위급회담에 이어 실무협상도 마친 상태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향후 협상은 의회 의장(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과 우리 외무장관(아바스 아라그치), 미국 부통령(JD 밴스), 파키스탄과 카타르 총리가 참여한 가운데 고위급위원회 감독 아래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협상 단장으로서 가리바바디 차관은 “(1차 회담에서) 제재 종료, 핵 문제, 재건과 경제개발, 감독과 이행 4개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며 “4개국 실무 대표단 단장들은 워킹그룹들과 앞서 2개 기구의 활동을 감독하고 지도하면서 고위급위원회에 보고를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2개 기구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상선들의 안전한 항행을 위한 미-이란 간 연락기구, 중재국인 카타르·파키스탄까지 4개국이 동참하는 레바논 분쟁(충돌) 방지기구를 가리킨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기술 논의에선 이란의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과 석유제품 및 모든 관련 서비스의 판매에 대한 일반 허가 발급을 위한 필요한 추적 조치들을 취했으며, 동결된 자산 해제와 관련된 합의들도 이뤄졌다”며 일반허가 발급(오는 8월 21일까지)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사이트에 게재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동결자금 60억달러씩 2건(총 120억달러) 해제를 위해 서명된 합의들이 ‘즉시 실행 단계’에 들어가기로 합의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밴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 농산물 구매에 관해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해방된 재산에 대한 결정은 국가에 편리하고 유익한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물품 구매와 관련해선 농업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에서 가격과 품질을 고려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결정을 내릴 것이다. 이와 관련해 어떠한 제한도 없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수용에 합의했다는 미 측 주장에 대해선 “우리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과 아무런 회의를 갖지 않았고, 이란의 (전쟁중) ‘손상된 핵 시설’에 대한 IAEA 사찰 계획도 없다. 관련된 어떤 의정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이 가운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계열 보수파 타브나크 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발언들을 인용하며 “테러 정권 수장이 합의 위반으로 간주되는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협상파를 이끄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국빈방문해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실세’ 아심 무니르 육군 원수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과 회담에서 그는 “우리는 국제법과 이란 국민의 권리란 틀 안에서 서명된 조항들이 완전히 이행되길 바란다”며 “이것이 달성된다면 지역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고 침략자들의 손아귀가 좁혀질 것”이라고 했다.

이란 종전 협상단 대표인 갈리바프 의장은 같은날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함께 오만을 방문해 새로운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에 관한 새로운 협정을 논의했다고 준관영 메흐르 통신 등이 보도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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