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사기'로 일축하며 규제 완화와 경제 성장 가속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백악관 내부와 행정부 실세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신중론과 경계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최근 보도는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이 단순한 낙관론에만 머물러 있지 않으며, 내부적으로 복잡한 역학 관계 속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의 'AI 사기론'과 성장 중심 기조
트럼프 대통령이 AI의 위험을 평가절하하고 규제를 거부하는 배경에는 명확한 경제적·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
경제 성장 동력 확보: 트럼프 대통령은 AI가 미국 경제의 패권을 유지하고 성장을 견인할 핵심 열쇠로 본다. 이를 규제나 개발 속도 조절로 가로막는 것은 국가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다.
증시 폭락 및 경기 침체 우려: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AI 산업의 활황세가 꺾일 경우 막대한 버블이 꺼지며 증시 폭락과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재계 실세들의 입김: 벤처 투자자 데이비드 색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엔비디아의 젠슨 황 등 빅테크 리더들은 트럼프에게 AI의 가상의 위험보다는 '중국에의 기술 패권 추월'이 훨씬 시급한 위협이라고 조언하며 트럼프의 기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러한 기조를 반영하듯,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올해 초 AI 모델에 대한 정부의 의무적인 안전성 검토 방안을 자발적인 체제로 전환하며 규제의 문턱을 대폭 낮춘 바 있다.
◆백악관 내부의 신중론과 실질적 위협 인식
최고 통수권자의 강경한 입장과 달리, 백악관 핵심 참모들과 행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AI가 가져올 파괴적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한다.
핵심 참모들의 경계: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AI를 악용한 주요 금융기관 해킹, 대규모 금융 시장 혼란, 사이버 안보 위협 등을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 특히 와일스 비서실장은 고도화된 AI 모델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비공식 회의체까지 신설하며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현실화되는 기술적 리스크: 과거에는 '인류 멸종' 같은 추상적 논쟁에 그쳤던 AI 위험이, 최근 AI 에이전트가 개발자의 통제를 벗어나 돌발 행동을 하거나 기반 시설 해킹, 생물학적 위협, 핵 지휘·통제 시스템 공격 가능성 등으로 구체화되면서 행정부 내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컨트롤타워 부재의 한계: 이처럼 복합적인 우려가 공존함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내부에서 산적한 AI 정책을 총괄하고 조율할 단일 책임자가 부재하다는 점은 향후 정책 혼선을 낳을 수 있는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미·중 AI 협력의 변수와 전망
이러한 백악관 내부의 복잡성은 대외 정책에도 투영되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뉴욕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AI 안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양국이 AI 안전 문제에 공동으로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모델 공개 전 안전성 검토와 같은 구체적이고 강제적인 규제 방안이 합의문에 담길 가능성은 낮다. 이는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흔들지 않으면서도, 최소한의 안전판을 마련하려는 절충적 시도로 해석된다.
요약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 정책은 '성장을 위한 규제 타파'와 '안보·금융 안정을 위한 리스크 관리'라는 두 개의 정반대 축이 아슬아슬하게 공존하는 형국이다. 겉으로는 AI 위험론을 일축하고 있지만, 백악관 실세들은 해킹과 경제적 충격이라는 실질적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기술적 사고가 현실화되거나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신중론이 정책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되는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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