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호르무즈 기뢰 제거 반년 걸리고, 종전 후 가능 판단”
지난 20일(현지 시각) 오만 무산담 해안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과 보트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즉시 사격해 격침할 것을 명령했다”며 “어떤 망설임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 기뢰 제거선들이 해협에서 작업을 수행 중인데, 지금보다 3배 더 강화된 수준으로 진행할 것을 명령한다”고도 했다.
트럼프가 ‘기뢰 제거’ 메시지를 올린 것은,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2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부설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6개월이 소요되며, 사실상 이란 전쟁이 종료된 후에나 본격적인 제거 작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는 것이다. .
이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20개 이상의 기뢰를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기술을 이용해 원격 부설된 탓에 미군의 탐지가 어려운 상태로 알려졌다. 기뢰 제거 지연은 조만간 종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올해 말이나 그 이후까지 유가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경제적 타격이 계속될 수 있다는 뜻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핵심 위협이 되는 기뢰는 부설 위치와 작동 방식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이란의 ‘마함-3’로 대표되는 계류 기뢰는 무거운 추와 줄을 이용해 해저 바닥에 고정하고 수면 아래 특정 수심에 머물게 하는 형태다. 적 함선이 수면 아래 숨겨진 기뢰에 직접 접촉할 때 폭발한다. ‘마함-7’과 같은 해저 기뢰는 해저 바닥에 가라앉혀 두고, 배가 지나갈 때 발생하는 수압 변동, 음향, 자기장 변화를 센서가 감지해 비접촉식으로 폭발한다. 이는 선박 하부 용골을 부러뜨리는 등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부유 기뢰는 수면에 뜬 채 고정되지 않고 해류를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다 선박과 충돌 시 터진다. 위치 예측이 불가능해 무차별적인 피해를 유발하는 위험도가 높은 무기다. 흡착 기뢰는 자석을 이용해 표적 선박의 선체 외벽에 직접 부착한 뒤 시한장치 등을 통해 정해진 시간에 폭발시키는 방식이다.
이러한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 작업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부유 기뢰나 계류 기뢰는 시각 식별 후 사격으로 폭발시키거나 줄을 절단하는 방식을 쓴다. 반면 가장 제거가 까다로운 해저 기뢰 등은 기뢰 탐색 소나를 갖춘 전문 소해함을 동원해 반사파를 분석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인공지능(AI)에 소나 이미지를 학습시켜 기뢰를 식별하고, 원격 조종 로봇이나 무인 수중 및 수상 체계를 보내 폭파시키는 유·무인 복합 제거 방식이 도입되는 추세다.
미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는 전쟁이 끝난 뒤 기뢰 제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영국 해군은 기뢰 무력화와 제거 훈련을 받은 전문 잠수사와 무인 시스템 투입을 준비 중이고, 이탈리아는 기뢰제거함 2척과 지원선박 등 4척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본 자민당도 자위대 소해함 파견을 정부에 요청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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