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美 희망사항 반영된 발표”
국힘 “정부 외교 무능·국회 기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등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정치권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 정부가 “검토 단계”라며 선을 그어온 사업까지 미국 측이 확정된 것처럼 발표하자 정치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12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한국 정부가 텍사스 가스화력발전소 223억 달러,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 최대 1천200억 달러, 알래스카 프로젝트 500억 달러 이상 등 총 2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 정부가 1호 프로젝트인 텍사스 사업 외에 알래스카 프로젝트 등을 추후 협의 과제로 남겨두었던 것과 달리 미국 측이 구체적 금액을 명시하며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의 희망 사항이 반영된 발표”라며 선을 긋는 동시에 한미 양국이 합의한 공식 문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합의는 한미 간 치열한 협의를 통해 상업적 합리성을 토대로 국익을 지켜낸 의미 있는 성과”라면서도 “알래스카 LNG 사업은 추후 지속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정애 사무총장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 원칙에 따라 우리 국내법 절차에 맞춰 충분히 검토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의 외교적 무능과 국회 기만 행위를 강력히 비판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및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불과 얼마 전 국회 보고에서 알래스카 사업을 단순 검토 단계라고 설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40억 달러’라는 숫자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건가”라고 촉구했다.
특히 산중위 야당 간사인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알래스카 사업은 정부가 금액을 제시하지 않고 검토 단계로만 국회에 보고했었다”며 “혹시라도 호르무즈 파병 관련이나 반도체 관련 투자 압박이 있었지 않았나, 그 이후 급박하게 결정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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