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영순 기자|실적 시즌에는 숫자 하나가 주가를 흔든다. 특히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 노출되는 기업 실적 정보는 단순 참고 데이터가 아니라 투자자들의 매수·매도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보다. 그런 점에서 8일 발생한 토스증권의 한국콜마 실적 오표기 논란은 단순 전산 오류 이상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토스증권 MTS에는 한국콜마의 2026년 1분기 매출이 실제 공시와 다르게 게시됐다. 실제 연결 기준 매출은 7280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었지만, 토스증권 화면에는 절반 수준인 3430억원 안팎의 수치가 노출됐다. 이후 이용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토스증권은 데이터를 수정했다.
논란이 커진 것은 단순 오표기 자체보다도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와 “사후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장중 실적 정보가 실제 공시와 다르게 노출됐다는 점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사실상 잘못된 투자 정보를 시장에 유통한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내놓고 있다.
토스증권은 더피알과의 전화 취재에서 “금일 한국콜마의 2026년 1분기 실적 데이터가 ‘연결 기준’이 아닌 ‘개별(별도) 기준(모회사 기준)’으로 반영되어 고객 혼선이 발생했다”며 “현재는 연결 기준 데이터로 정상 수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관련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공시 데이터가 투자 판단에 활용되는 정보인 만큼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검수 및 검증 절차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토스증권의 대응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 오류였음에도 공식 사과 대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표현에 그쳤기 때문이다. 사안의 무게에 비해 대응 수위가 가볍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토스증권은 피해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불편을 겪으셨거나 문의 사항이 있으신 고객께서는 고객센터를 통해 개별 접수해 달라”며 “접수된 내용을 확인하고 개별 안내드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피해 판단 기준이나 보상 원칙 등에 대한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결국 이번 대응은 “고객 혼선”이라는 표현 뒤에 실제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얼마나 무겁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 오류였지만, 토스증권의 답변에서는 사고의 무게감이나 책임 의지를 체감하기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단순 UI·UX 혁신 중심으로 성장해온 플랫폼 증권사의 새로운 과제를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빠른 정보 제공과 사용자 편의성만큼이나, 투자 데이터의 정확성과 검증 체계 역시 금융 인프라 수준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PR업계 한 전문가는 이번 사안에 대해 “플랫폼 금융사는 이제 단순 IT 서비스 기업이 아니라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공적 정보 인프라로 받아들여진다”며 “이럴 때 시장이 보는 것은 사고 자체보다도 얼마나 책임 있게 설명하고 신뢰를 회복하려 했는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실적처럼 민감한 투자 정보를 잘못 노출한 상황에서는 단순 ‘유감’ 표현만으로는 이용자들이 책임 의지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플랫폼 기업 특유의 빠른 대응 문화와 금융업 특유의 무거운 신뢰 책임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PR회사 관계자는 “과거 IT 플랫폼에서는 오류 수정 자체가 대응의 핵심이었다면, 금융 플랫폼 시대에는 사과의 방식·설명의 수준·피해 대응 기준까지 모두 브랜드 신뢰의 일부가 된다”며 “결국 시장은 속도보다 신뢰, 편의성보다 책임감을 더 엄격하게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투자자는 토스증권 커뮤니티를 통해 “실적 숫자 하나 보고 투자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걸 단순 혼선이라고 하면 끝이냐”며 “잘못된 정보가 장중 노출됐는데 책임 있는 설명이나 사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융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결국 시장이 묻게 되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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