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특별법, 실제 행정 수요 다 담지 못해"
지원 근거 구체화·권한 이양 요구에 무게추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올해 초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통합특별법 공포 관련 전남·광주 부단체장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행·재정 특례와 권한이 한층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특별시의회가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과 국가 지원 확대 등을 담은 통합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요구하기로 하면서다.
17일 광주특별시의회가 마련한 ‘통합특별법 특례 등 개정안’에 따르면 89건의 개정 사항에는 신규 과제 47건(52.8%)과 기존 조항을 수정·보완하는 안건 28건(31.5%) 등이 포함됐다. 전체 안건의 상당수가 현행 특별법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통합 이후 행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내용이다.
개정안에는 국가가 지원하도록 하는 선언적 규정을 넘어 광주특별시가 직접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 달라는 요구가 반복적으로 담겼다. 중앙정부의 ‘5극 3특’ 지역균형발전 기조에 맞춰 지역 주도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면 지방정부의 실질적인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으로 광역생활권 관련 사무를 통합특별시가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권을 확대하고, 모빌리티 분야 규제특례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국가 지원과 관련해서도 단순히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수준을 넘어 지원 시기와 규모, 재원의 성격 등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자는 내용이 적지 않다. 산업·교통 분야에서도 사업비 지원 자체에 그치지 않고 국가가 언제, 어떤 기준으로 지원할지를 명문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개정안의 또 다른 핵심 사안은 중앙정부에 집중된 각종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이다.
단순한 사무 이전을 넘어 규제 정비와 발전사업 허가, 광역교통 운영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실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까지 이양 대상에 포함했다. 권한을 넘겨받더라도 최종 결정권이 중앙정부에 남아 있을 경우 통합에 따른 행정 효율성과 지역 자율성을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법률의 세부 조항과 표현을 손질해 지방정부의 재량을 확대하려는 내용도 담겼다. ‘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을 ‘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으로 바꾸거나, 국가의 지원 노력 의무를 구체적인 지원 근거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사업 추진을 위한 각종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특례안도 포함됐다. 예비타당성조사와 지방재정투자심사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심사 절차를 축소하거나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번 개정안이 모두 실제 법률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국회 심사와 정부 부처 협의 과정에서 부처별 입장과 재정 부담 등을 놓고 상당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광주특별시의회는 각 상임위원회에서 발굴한 과제들을 대상으로 우선순위를 정한 뒤 집행부와 협의해 개정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민호 운영위원장은 “현재 마련한 안건 가운데 적어도 80~90%는 중앙정부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며 “지방정부로서 최초의 행정 통합을 이룬 광주특별시에 실질적인 힘을 실어달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임형석 기획재정위원장도 “해당 안건들은 집행부와 함께 발굴한 것으로 연내 정부 부처 및 관계자들과 공식 논의를 통해 개정 방향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통합특별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논의됐다가 빠진 사안들도 많다. 협상이 잘 이뤄져 조세 관련 사안 등 핵심 내용이 반드시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