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하면 덜 받지는 않겠지’했는데…‘1+1=-1’로 갈까? 민형배호 ‘복지’
2026년 09월 10일(목) 19:10
전남광주시청 전경.
전남권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매월 20만원씩 18세까지 지급키로 했던 ‘전남형 출생기본소득’ 제도가 내년부터 종료된다. 통합으로 늘어나는 아동들에게 지급할 예산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조치로, 정부가 신설하는 ‘아동기본수당’과 일부 중복성 지원이 이뤄진다는 점도 감안한 결정이다. 전국 최초로 도입, 출산율 회복으로 이어지는 등 전국적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전남·광주 통합으로 늘어난 아동들에게 지급할 예산 추가 확보의 어려움이 사업을 지속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통합 전 전남권역 청년(19~28세)들이 받았던 ‘전남 청년 문화복지카드’ 혜택도 내년부터 연간 25만원에서 15만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문화예술패스’와 지원 분야가 중복되는 데 따라 실효성이 떨어지는 점을 들어 해당 사업을 종료키로 ‘일몰’ 방침을 정했지만 기존보다 혜택이 줄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통합 효과가 ‘1+1=2 이상’이 아니라 오히려 줄어드는 ‘마이너스(-)’ 통합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출생 수당은 쪼그라들고…=10일 전남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전남광주시는 최근 시의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전남 시·군 출생기본소득’과 ‘청년문화복지카드’ 제도를 내년부터 중단하는 방침을 보고했다.
전남 시·군 출생기본소득은 지난해 처음 지급한 ‘출생기본수당’ 이라는 명칭을 변경한 것으로, 전남권역에서 태어난 아동이 12개월이 되는 달부터 매월 20만원씩 18세가 될 때까지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만 전남권역 7014명(가집계)에게 지급된 것으로 집계됐고 올해도 전남권역에서 8000명이 늘어나면서 전체 사업비로는 283억 2000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합되면서 재정 부담은 훨씬 커졌다. 전남광주시는 제도가 유지될 경우 내년에 부담할 예산만 96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매년 432억원씩 추가 부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남광주시 판단이다. 출산율 등을 고려하면 오는 2042년에는 7442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전남광주시 분석이다.
전남광주시는 제도 시행 3년 내(2027년) 평가를 거쳐 지속 여부를 결정키로 한 복지부와의 협의 조건에 따라 내년 평가 용역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정 여력이 없는 자치구 부담이 절반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한 점을 감안, 제도 개편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아동기본수당’을 신설한 점도 ‘전남형 출생기본소득’을 중단한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아동기본수당’으로 0세부터 12세까지 매월 20만원(현금 1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1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비수도권 등 우대지역 아동에게는 매월 10만원을 추가해 총 30만원(현금 15만원·상품권 15만원)을 지급한다.
하지만 13~18세까지의 경우 지원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존 혜택보다 덜 받게 됐다는 푸념이 들릴만하다. 정부가 내년 하반기 출생 시부터 만 18세까지 소득 구간에 따라 정부가 연 최대 120만원까지 지원하는 방식으로 금융투자상품인 ‘우리아이자립펀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청년 지원 혜택도 아쉽고…=청년문화복지카드도 비슷한 이유로 중단된다.
전남광주시는 통합 전 전남권역 청년(19~28세)들을 대상으로 추진했던 ‘전남 청년 문화복지카드’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시의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전달했다.
‘전남 청년 문화복지카드’는 탈(脫) 전남과 수도권 쏠림을 막고 전남 청년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인당 25만원 상당의 문화복지카드를 지급해 학원 수강·도서 구입·공연 관람 등에 쓰도록 한 제도다. 전국 최초로 소득 기준 없이 전남권역 청년들에게 제공한 혜택으로, 올해 11만 3750명에게 284억원이 투입됐다.
내년에는 전남·광주 통합으로 인해 광주권역 청년 16만 1685명이 늘면서 올해보다 303억원이 늘어난 587억원을 확보해야 한다.
전남광주시는 자치구 재정 여력으로는 지속 가능성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년부터 ‘청년 문화예술패스’ 대상을 확대키로 한 정부 방침을 감안, ‘전남 청년 문화복지카드’를 올해까지만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기존 19~20세 청년들에게만 1인당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하던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34세까지 늘리는 대신, 지원비용을 최대 15만원까지 낮추는 방안(수도권 10만원·비수도권 15만원)을 확정하고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결국 기존 전남권역 청년들 입장에서는 지원 혜택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지역사회 안팎에서는 통합 이후 대표적 복지 정책의 축소로 받아들여질 만한 데다, ‘민형배호’가 통합 이후 줄곧 강조했던 ‘지원 수준이 높은 수당을 지역 전체로 확대, 상향 조정’하는 기본 원칙과도 맞지 않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안평환 전남광주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은 “내년도 예산을 구체적으로 보고 받지 않았지만, 통합의 취지에 벗어나는 듯한 행정”이라고 말했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은 “행정통합의 근본 취지는 시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통합이 급하게 추진되는 과정에서 일부 복지정책이 ‘일몰’되거나 혜택이 줄어드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기존 지원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면서 “현재의 혜택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장기적으로 지역 간 복지 격차를 줄이고, 시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통합 복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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