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생성형 AI
올해 1분기 증권업계가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쏟아냈다. 코스피 강세장과 미-이란 전쟁발 변동성이 뒤섞인 장세 속에서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불어나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업계 전반을 끌어올렸다. 아직 성적표를 내놓지 않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에 대한 시장의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증권주는 관세 리스크가 부각된 장세에서도 방어주로 떠오르는 이례적인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 83조8000억…전년 동기 대비 270% 폭증
7일 증권가에 따르면 1분기 장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83조798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85.2%, 전년 동기 대비 270.3% 급증했다. 투자자예탁금도 1월 초 89조5000억원에서 3월 말 110조원대로 불어났다. 개인 투자자가 시장으로 밀려들고 변동성 장세가 단기 거래를 자극하면서 증권사들이 앉아서 수수료를 쓸어담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수혜는 업권 전반에 고루 돌아갔지만 크기는 달랐다. KB·신한·NH·하나·우리 등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1조2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5914억원 대비 108.3%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이 4757억원(+128.5%)으로 선두를 달렸고, KB증권 3502억원(+92.8%), 신한투자증권 2884억원(+167.4%)이 뒤를 이었다. 하나증권은 1033억원(+37.1%)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우리투자증권은 140억원(+1300%)으로 기저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났다.
선두 NH투자증권의 성적표가 특히 눈에 띈다. 영업이익 6367억원, 당기순이익 4757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시장 컨센서스(4272억원)를 영업이익 기준으로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였고 연환산 ROE는 19.6%에 달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는 349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7.4% 급증했으며 국내 주식 약정금액은 850조원으로 91.4% 늘었다. IB 부문에서도 ECM 주관 시장점유율 30.9%로 1위를 유지하며 케이뱅크 IPO를 포함한 대형 딜을 성공적으로 처리했다.
미래에셋·삼성은 다음 주…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변수
이번 주 성적표를 공개한 증권사들이 모두 기대치를 넘어서면서 시장의 눈은 이제 미래에셋증권(12일)과 삼성증권(11일)으로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9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급증하는 수치이며 일부 증권사는 1조2000억원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페이스X 관련 지분 평가이익이 실적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기대를 한층 더 키우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2022~2023년 누적 약 4100억원을 스페이스X와 xAI에 투자했으며 이 자산의 평가금액이 지난해 말 기준 이미 1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빅5(미래에셋·한국금융지주·삼성·NH·키움)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9%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2분기 전망에도 업계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신증권의 박혜진 연구원은 "급증한 거래대금으로 1분기 증권사들은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되며 거래대금이 매일 급증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연간 추정치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세 리스크가 글로벌 시장을 흔드는 상황에서도 국내 증권주가 방어주로 부상하는 것은 이례적인 흐름이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거래대금이 늘어날수록 브로커리지 수익이 불어나는 구조가 지금 증권업을 가장 강한 업종으로 만들고 있다. 이 흐름이 미-이란 리스크 완화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가 하반기 증권주 투자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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