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의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행사 협약식 사진. 협약식에는 (왼쪽부터) Ioannis Antonoglou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TO, Misha Laskin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사장)이 참석했다.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이라는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유통 중심 기업으로 성장해 온 신세계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 축으로 'AI'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美
AI 수출 프로그램의 첫 사례 '눈길'
18일 신세계그룹은 미국 AI 스타트업 리플렉션AI와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용진 회장과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셔널 AI 센터에서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참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AI 수출 프로그램의 첫 번째 협력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미국 정부가 동맹국과 함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표 사례로 꼽히는 만큼 글로벌 AI 협력 프로젝트의 상징적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용진 회장의 강한 의지 때문이다. 유통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신세계가 대규모 AI 인프라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미래 산업 구조를 읽고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정 회장의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규모는 전력 용량 250MW 수준이다. 국내에 건립됐거나 계획된 데이터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다. AI 인프라의 핵심 장비인 GPU 역시 엔비디아 공급망을 통해 확보했다. 파트너인 리플렉션AI는 구글 딥마인드 핵심 개발자 출신 인력이 창업한 기업으로, 엔비디아 등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AI 스타트업이다.
신세계의 구상은 단순한 데이터센터 건립을 넘어선다.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AI 클라우드와 AI 솔루션을 결합한 풀스택 AI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기업과 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AI 컴퓨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정용진식 미래 투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해부터 미국을 오가며 AI 협력 파트너들과 직접 만나 프로젝트를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밀한 네트워크 역시 이번 협력 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 회장은 그간 "AI는 산업과 경제, 인간의 삶 전반을 바꾸는 핵심 기술"이라며 "AI 없는 미래 산업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신세계의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국내 AI 생태계 고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유통 패러다임 바꾼다...AI 결합 신규 비즈니스 등장 가능성
신세계의 AI 전략은 단순한 기술 투자에 그치지 않는다. 유통과 AI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신세계는 오랜 유통 업력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객 접점과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쇼핑몰, 물류망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에 AI 기술이 결합될 경우 기존 유통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는 AI가 고객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주문·결제·배송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쇼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는 복잡한 검색 과정 없이도 개인 맞춤형 쇼핑 경험을 누릴 수 있고 기업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정교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또한 AI는 유통 운영 효율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신세계는 재고 관리, 물류 최적화, 수요 예측 등 리테일 전반에 적용할 'Retail AI Full-Stack'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고 효율을 높이고 운영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빠르고 정교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기반 물류 기술은 향후 배송 혁신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수요 예측과 물류 최적화를 통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배송 체계를 구축할 수 있어 미래 유통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는 이러한 AI 기반 혁신을 통해 이마트 2.0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유통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고객 경험 중심의 새로운 리테일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연내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이후 지자체 및 관련 기관과 협력해 AI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기업이 AI 인프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정용진 회장이 신세계를 단순 유통 기업이 아니라 AI 기반 미래 기업으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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