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테라팹을 완성하려면 대규모 자금이 필수적이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테슬라가 초대형 반도체 공장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를 이번 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막대한 투자 비용이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일렉트릭에 따르면, 테라팹은 2나노미터(nm)급 첨단 공정 기반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설로, 완전자율주행(FSD),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까지 아우르는 테슬라의 미래 사업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해당 공장이 기존 파운드리 기업을 뛰어넘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시장에서는 총 투자비를 250억~40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TSMC의 기가팹(150억~200억달러), 삼성전자의 텍사스 공장(약 170억달러)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테슬라가 사실상 '반도체 내재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테슬라는 최근 실적이 둔화되며 재무 여력이 약해진 상태다. 테슬라의 2025년 매출은 948억달러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 핵심인 자동차 매출 역시 10% 줄어든 695억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46%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률도 7.2%에서 4.6%까지 크게 하락했다. 이는 가격 인하 경쟁과 전기차 수요 둔화, 비용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현금 창출력도 둔화되고 있다. 2025년 영업현금흐름은 147억달러 수준이었지만, 설비투자(85억달러)를 제외한 잉여현금흐름은 62억달러에 불과하다. 여기에 2026년 설비투자가 200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 계산으로도 잉여현금흐름이 -50억달러 수준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테라팹 투자까지 본격화되면 현금 소모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기준 약 440억달러의 현금성 자산 및 투자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격적인 투자 사이클과 수익성 하락을 감안하면 내부 자금만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역시 10-K 보고서를 통해 "운영 현금흐름 외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다시 자본시장 문을 두드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0년 이후 약 5년간 주식 발행 없이 버텨왔지만, 당시에도 머스크는 "자금 조달이 필요 없다"고 밝힌 뒤 결국 총 120억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약 1조5000억달러 수준인 만큼, 1~2% 수준의 지분 희석만으로도 100억~150억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대규모 부채 발행보다 부담이 적고, 주가가 높은 상황에서는 비교적 효율적인 자금 조달 방식으로 평가된다. 특히 테라팹이 AI·로보틱스 사업 확장의 명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투자자 설득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테라팹은 단순한 반도체 공장을 넘어 테슬라의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외부 공급망에 의존하던 AI 칩을 자체 생산하게 되면 비용 구조와 기술 경쟁력 모두에서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 반면, 막대한 초기 투자와 장기간 회수 구조는 재무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테라팹이 테슬라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재무 부담을 키우는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혼재한다. 그러나 현재로서 테슬라의 추가 자금 조달 여부는 선택이 아니라 시기의 문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홍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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