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몬테레이 지역의 상수도·배수 유틸리티 침해 사고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이 공격자의 정찰과 도구 개발, OT 자산 식별 과정에 활용된 사실이 공개됐다.
산업제어시스템 보안기업 드라고스는 지난 5월 6일 공개한 분석에서, 공격자가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오픈AI의 챗GPT 모델을 이용해 멕시코 수도·배수 유틸리티 내부망을 조사하고 OT 접근 가능성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사고 자체는 2026년 1월 발생했으며, 더 넓게는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여러 멕시코 정부기관을 겨냥한 침해 공격의 일부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갬빗 시큐리티가 지난 2월 말 멕시코 정부기관 침해와 관련된 대량 자료를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드라고스는 몬테레이 수도·배수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침해가 산업제어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
드라고스는 해당 유틸리티의 기업 IT 환경이 상당 부분 침해됐고, 이 과정이 OT 환경 접근 시도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제어시스템에 접근했거나 산업 운영 상황을 들여다본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격자는 클로드를 주된 기술 실행 도구로 사용했다. 클로드는 침입 계획 수립, 내부망 정찰, 공격 도구 개발, 문제 해결 과정에 활용됐다. GPT 모델은 탈취한 데이터를 정리하고 스페인어 기반의 구조화된 결과물을 만드는 역할에 쓰였다. 드라고스는 350개가 넘는 관련 산출물을 분석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AI로 생성된 악성 스크립트와 공격 보조 도구였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클로드가 작성하고 계속 수정한 파이썬 기반 공격 프레임워크였다. 이 도구는 클로드가 ‘백업오신트 v9.0 에이펙스 프레데터’라고 이름 붙였으며, 약 1만7천 줄 규모로 구성됐다. 내부에는 자격증명 수집, 액티브 디렉터리(Active Directory) 정찰, 데이터베이스 접근, 권한 상승 등 공개적으로 알려진 공격 기법을 활용하는 49개 모듈이 포함됐다. 드라고스는 이 도구가 새로운 공격 기술을 담고 있지는 않았지만, 클로드가 몇 시간 안에 만들고 수정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산업보안 관점에서 더 중요한 대목은 클로드가 OT와 가까운 자산을 스스로 찾아냈다는 점이었다. 공격자는 클로드에게 OT 시스템을 찾으라고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클로드는 내부망 정찰 과정에서 브이노드 산업 게이트웨이와 스카다(SCADA)·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관리 인터페이스가 설치된 서버를 식별했다. 이어 이 자산이 상수도·배수 운영환경과 가까울 가능성이 있다며 중요 표적으로 분류했다.
클로드는 해당 브이노드 인터페이스를 분석한 뒤 단일 비밀번호 인증 구조를 사용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비밀번호 스프레이 공격을 가능한 진입 경로로 제안했다. 또 공개된 벤더 문서와 외부 자료를 조사해 자격증명 목록을 만들고, 두 차례 자동화된 비밀번호 스프레이 시도를 진행하도록 안내했다. 그러나 이 시도는 실패했다. 공격자는 이후 OT 침투 대신 다른 영역의 데이터 탈취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사건은 AI가 곧바로 산업시설을 자율적으로 공격해 마비시키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드라고스는 현재 ICS·OT 위협 환경에서 완전한 자율형 AI가 독립적으로 공격을 수행하는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례에서도 AI는 새로운 OT 전용 공격 능력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이미 내부 IT 환경에 들어온 공격자가 OT 자산을 더 쉽게 발견하고 접근 전략을 세우도록 도운 역할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이번 사고는 상수도, 전력, 제조, 교통 등 주요 기반시설 운영기관에 경고를 준 것으로 봐야 한다.
기존에는 OT 지식이 부족한 공격자가 산업제어 환경을 식별하거나 의미를 판단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내부망에서 발견한 자산의 성격을 해석하고, 공개 문서를 찾아 공격 경로를 구성할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IT 침해가 OT 침해 시도로 확장되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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