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에서 출발해 커뮤니티를 거쳐 커머스로 이어지는 구조는 사용자의 체류와 구매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고보다 경험과 공유를 기반으로 신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취향 중심 시장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이 흐름을 데스크셋업 영역에 적용해 구현한 사례로 퓨처테리어가 있다.
"뚜렷한 1등이 없는 시장이었습니다. 저는 그걸 기회로 봤습니다."
'없던컴퍼니' 김인의 대표가 데스크셋업 시장을 처음 들여다봤을 때의 인상이다. 집이 아닌 방, 방이 아닌 책상, 더 나아가 개인의 작업 공간과 취향에 집중하는 사람들로 타깃을 좁혀가자 오히려 기회는 더 분명해졌다. '퓨처(Future)'와 '인테리어(Interior)'를 결합한 이름처럼, 퓨처테리어는 데스크 공간을 단순한 가구가 아닌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으로 보고 2023년 출발했다.
김인의 없던컴퍼니 대표 / 없던컴퍼니
출발점은 약 27만 구독자를 보유한 데스크셋업 유튜버 '해용'과의 만남이었다. 김 대표가 영국 프리미엄 데스크셋업 브랜드 헥스칼(Hexcal)의 한국 총판 사업을 진행하던 당시, 해용이 제품을 직접 구매해 콘텐츠로 소개한 것이 인연이었다. 대화를 나눌수록 해용이 크리에이터로서 겪는 현실적인 한계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어도 개인 차원에서 사업 구조로 확장하기에는 제약이 있었다.
김 대표는 "해용은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문화를 확장하려는 의지가 분명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여러 산업에서 창업과 실패를 경험해 온 그는 이러한 한계를 사업적으로 풀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파트너십을 제안했고, 해용이 이를 받아들이며 두 사람은 공동 창업 형태로 퓨처테리어를 시작했다. 해용은 현재 없던컴퍼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퓨처테리어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를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닌 사업 파트너로 두는 구조다.
브랜드 이름에도 이러한 철학이 담겨 있다. 데스크셋업 시장에서 흔히 쓰이는 '데스크테리어'라는 단어를 외국 친구들에게 설명했을 때, 재밌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이를 확장해 데스크셋업을 하나의 문화이자 라이프스타일로 정의하고자 했고, 그 결과 퓨처테리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퓨처테리어가 주목한 시장의 변화는 비교적 분명하다. 1인 가구 증가와 재택근무 확산, 개인 취향 중심 소비가 맞물리며 생활 방식이 달라지고 있었다. 넓은 공간보다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작은 공간의 중요성이 커졌고, 책상은 그 중심에 놓였다. 업무 공간을 넘어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개인의 작업 공간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판단이다. 니치하지만 수요가 뚜렷한 영역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사업 구조는 일반적인 쇼핑몰과 다르다.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커머스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 크리에이터가 책상 세팅을 소개하면, 커뮤니티에서 이를 참고하거나 공유가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품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발생하는 구조다. 김 대표는 "콘텐츠, 커머스, 커뮤니티를 분리하지 않고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카페24'의 프리미엄 서비스 '카페24 프로(PRO)'를 적용한 자사몰에서는 사용자들이 데스크셋업 사진과 후기를 공유하고, 셋업 콘테스트와 중고 마켓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이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지향한다.
퓨처테리어 판교 매장 / 없던컴퍼니
퓨처테리어 판교 매장 / 없던컴퍼니
취급 제품 범위도 데스크 환경 전반으로 확장돼 있다. 모니터암, 스탠딩 데스크, 조명, 키보드, 케이블 정리 솔루션 등 다양한 제품을 함께 제안한다. 동시에 자체 브랜드도 운영 중이다. 한국 독점 총판인 헥스칼(Hexcal)과 자체 브랜드 버니언스(Verniance), 브릭사(Brixa)다. 버니언스는 해용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다. 크리에이터의 사용 경험을 제품 설계에 반영한 점이 특징이다. 케이블 정리, 공간 활용, 설치 편의성, 장시간 사용 피로도 등 실사용 요소가 초기 단계부터 고려됐다.
국내 최초의 데스크셋업 전문 오프라인 편집숍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심을 오프라인 체험으로 연결하고, 이를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구조다. 퓨처테리어가 처음부터 그려 온 흐름이기도 하다.
향후에는 플랫폼과 오프라인, 자체 브랜드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더 많은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연결해 콘텐츠 기반 커머스 생태계를 확장하고, 오프라인 편집숍의 지역 확장과 프랜차이즈 모델도 검토 중이다. 기업 복지몰(B2B2E) 플랫폼 확대와 커머스 운영 전반을 자동화하는 AI 솔루션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플랫폼과 오프라인, 브랜드, B2B2E, AI를 연결한 하나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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