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기대에 글로벌 IB 8500까지 상향
거래대금 1492조원·예탁금 130조원 돌파, 자본시장 무게중심 이동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비즈 = 김혜인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7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이제는 '8000 시대'에 대한 기대까지 부풀어 오르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시중 유동성 확대가 동시에 받쳐주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지수 상단을 최대 8600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어느덧 6900선을 넘어 7000선 진입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코스피가 연내 86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은 8500선, 삼성증권도 목표 상단을 8400으로 끌어올렸다. 골드만삭스 역시 반도체 회복과 기업 이익 증가를 근거로 8000~8500선을 전망했다.
지수 상단을 떠받치는 핵심 동력은 단연 반도체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주당순자산(BPS)이 2026년 약 10만원에서 2027년에는 14만원대까지, SK하이닉스는 45만원에서 82만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정한 적정 주가는 삼성전자 33만8000원, SK하이닉스 189만3000원이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반도체만으로도 코스피 8000 도달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실제 주가 흐름도 가파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12% 넘게 급등하며 140만원을 돌파했고, 시가총액은 1031조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도 5.44% 오른 23만2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와 장중 기준 연고점을 동시에 새로 썼다. 6일 오전 8시 32분 기준 프리마켓에서도 SK하이닉스가 10.78%, 삼성전자가 7.31% 급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반도체 부문의 이익 폭증은 소비 지표 개선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SK하이닉스 직원 1인당 보너스가 약 90만달러, 우리 돈으로 13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소매판매지수가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백화점의 월별 매출은 명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체 기업의 51%가 컨센서스를 웃돌았는데, 이는 반도체 기업들의 강한 실적이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증시 활황은 거래 지표에서도 또렷이 드러난다. 지난달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1492조원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고, 투자자 예탁금은 13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주식 거래 활동 계좌도 1억500만개를 돌파했다. 주요 증권사 5곳의 1분기 수수료 수익 합계는 1조6639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17%나 늘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와 거래대금의 상단이 동시에 확장되는 구간에 들어섰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대규모 유동성까지 유입되면서 증권 업종이 직접적인 수혜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 영문 공시 의무화, 외환시장 구조 개선 같은 굵직한 변화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로드맵의 이행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부풀고 있다. 증권사들은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 출시와 해외주식 환헤지 상품 출시, 투자 이벤트 확대 등을 앞세워 신규 자금 확보 경쟁에 발 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물론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LS증권은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를 6000~8000으로 제시하면서, 반도체 영업이익 증가율이 올해 2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될 가능성을 짚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가격이 더 오르려면 빅테크의 설비 투자 확대와 금리 안정 같은 추가적인 환경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도 금리 동결 시 상단을 7540으로 잡아 8470 달성을 위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함께 와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수 상승이 특정 종목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코스피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7%, 시가총액 비중도 42.2%에 이른다. 염승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7000, 8000으로 레벨업되려면 반도체의 이익 추정치 상향이 계속 이어지는지, 비반도체 업종이 급격하게 멀티플을 확장할 명분이 생기는지가 결정적인 변수"라고 짚었다.
한편, 개인 투자 저변도 점차 넓어지는 모양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자사 고객이 만 18세 이하 미성년 자녀에게 선물한 국내 주식 가운데 삼성전자가 거래 건수 기준 56.3%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기아 6.5%, 카카오 6.1% 순이었고, SK하이닉스 비중은 1.5% 수준이었다.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지난달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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