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캘리포니아 억만장자세(2026 Billionaire Tax Act), 11월 주민투표 성사여부에 관심 고조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팀스터스 로컬 1932 노동조합의 니달 라피디 부위원장이 지난 2월 18일 로스앤젤레스의 더 윌턴(The Wiltern)에서 개최된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추진 캘리포니아 억만장자 과세법(California Billionaire Tax Act) 캠페인 출범식에서 발언하는 모습/AFPBBNews=뉴스1
캘리포니아주에서 추진되는 이른바 '억만장자세(2026 Billionaire Tax Act)'가 주 세수확보를 넘어 연방 조세체계의 한계를 둘러싼 '이념논쟁화'로 번지고 있다.
억만장자세를 지지하는 쪽은 자산이 개인의 성취인 동시에 사회가 만든 인프라·제도·노동의 산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재정 위기 국면에서 그 수혜자인 초부유층이 더 많은 세금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공정하다는 논리다.
반대론자들은 초부유층만을 겨냥한 예외적 과세가 일단 통과되면 조세 체계의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흔들리는 선례가 된다고 경고한다. 소득이 아닌 자산에 과세하는 방식이 미 수정헌법 제16조가 규정한 '소득(Income)'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위헌 주장도 제기된다.
는 캘리포니아의 억만장자세 실험을 통해 '부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켜지는가, 그리고 국가의 과세는 어디까지
가능한가'라는 쟁점을 분석해 본다.
━
캘리포니아의 '억만장자세' 실험
━
2026년 2월 18일 로스앤젤레스의 더 윌턴 극장에서 개최된 캘리포니아 억만장자 과세법(California Billionaire Tax Act) 캠페인 출범식 현장. 지지자들이 캠페인 메시지가 인쇄된 티셔츠를 만들어 왔다//AFPBBNews=뉴스1
'억만장자세' 법안은 2025년 9월 미국 최대 의료 노동자 노조 중 하나인 서비스직국제노조 서부의료노동자연합(SEIU-UHW)이 제안했다. 오는 4월 17일까지 87만 4641개의 유효 서명을 확보해야 11월 주민투표에 상정되며, 캘리포니아 유권자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현재는 서명 모집 단계다. 법안의 골자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순자산 10억 달러 초과 개인에게 5%의 일회성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UC버클리 연구진이 포브스 억만장자 데이터를 재구성한 추정치에 따르면 2026년 1월 1일 기준 캘리포니아 억만장자는 213명이며, 총자산은 약 2조 1820억 달러로 미국 전체 억만장자 부의 27%에 해당한다. 과세 대상은 구글·페이스북·오픈AI·엔비디아 등 실리콘밸리 창업 생태계에서 부를 축적한 자산가들이 대부분이다.
법안 추진의 직접적 배경은 트럼프 행정부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시행에 따른 연방 지원금 삭감이다. 노조연합은 캘리포니아의 저소득층 무료 의료지원 프로그램인 메디칼(Medi-Cal)의 연간 예산 부족분이 1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주장한다. 억만장자세로 확보한 재원을 의료 서비스·공공교육·식품 지원 프로그램에 투입하겠다는 계산이다.
법안의 핵심 쟁점은 미실현 자산에 대한 과세 여부다. 과세 대상 순자산(Net Worth)에는 상장·비상장 주식, 벤처캐피털(VC)·사모펀드(PE) 지분, 지식재산권(IP), 고가 미술품 등이 포함된다. 거주용 주택과 연금은 일정 금액까지 공제하지만 초과분은 모두 과세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미 수정헌법 제16조가 규정한 '소득(Income)'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점에서 법적 불확실성의 핵심 뇌관이 될 것으로 본다. 자산 가치 하락 시 환급 규정이 없다는 점도 논란이다. 현금 흐름이 적은 비상장 회사 창업자의 경우 자산 평가 시 장부가치에 최근 3년 평균 이익의 7.5배를 가산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지분율 대신 의결권(Control Rights) 비중으로 자산을 평가하는 조항도 주목할 만하다. 창업자들이 대개 매매 제한이 걸린 클래스 B(Class B) 주식이나 슈퍼 의결권(super-voting) 주식으로 경영권을 행사한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음식배달 플랫폼 도어대시의 토니 쉬 CEO는 경제적 지분이 2.6%에 불과하지만 의결권은 57.6%에 달한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은 알파벳 지분의 약 11.3%를 보유하면서 의결권의 52.3%를 장악하고 있으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분율 13.6%에 의결권 61.0%를 확보하고 있다.
이 조항이 적용될 경우 경제적 지분이 아닌 의결권 비율을 기준으로 과세가 이뤄진다.
과세 기준일을 법 통과 이전인 2026년 1월 1일로 소급 적용하는 구조도 중요한 쟁점이다. 헌법상 소급 입법 금지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부유층의 자산 증식 전략: '사고, 빌리고, 죽기(Buy, Borrow, Die)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