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운데)가 8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슈퍼뱅크 티고르 M. 시아한 대표(Tigor M.Siahaan, 왼쪽), 뱅크X 뿐나맛 위찟끌루왕싸 대표 (Punnamas Vichitkulwongsa, 오른쪽)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홍지아 기자
카카오뱅크가 몽골 시장에 자체 신용평가모델(CSS)을 수출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다.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금융 접근성이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포용금융 모델을 확산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는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발표하고, 신규 시장인 몽골에 진출해 현지 금융기관에 자체 신용평가모델(CSS)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스코어는 기존 금융 정보만으로는 평가가 어려운 중저신용 및 신파일러(Thin Filer) 고객을 위해 개발된 비금융 데이터 중심의 모형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통해 금융 정보 기준으로는 대출이 거절됐던 고객들에게 누적 1조원 규모의 대출을 추가로 공급하며 신용 평가의 정확성과 포용성을 높인 바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몽골 시장 진출에 대해 "몽골 측이 먼저 찾아오셨다"라며 "몽골은 신용 점수 시스템이 아직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카카오뱅크의 CSS를 전수받길 원했고, 해당 프로젝트를 먼저 별도로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몽골 진출은 단순한 기술이나 금융 혁신을 넘어서 카카오뱅크가 한국에서 중용해온 포용 금융 역량을 세계로 수출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인니 '슈퍼뱅크' 안착…저축·소비 습관 변화 시도
이날 간담회에는 티고르 M. 시아한(Tigor M.Siahaan) 슈퍼뱅크 CEO도 자리했다. '슈퍼뱅크'는 카카오뱅크의 첫 글로벌 투자처로,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증권 거래소에 상장해 현지 시가총액 1위 디지털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슈퍼뱅크 티고르 M. 시아한 대표(Tigor M.Siahaan)가 8일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지아 기자
시아한 CEO는 인도네시아의 금융 환경에 대해 "인도네시아에서는 돈이 생기면 바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 저축이 어렵다"고 평가하며 슈퍼뱅크의 자동 저축 상품인 '쯜릉안(Celengan)'과 행운 복권 상품인 '카르투 언퉁(Kartu Untung)'을 소개했다.
'쯜릉안'은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서비스' 아이디어를 차용해 매일 소액과 잔금을 자동으로 저축해주는 상품이며, '카르투 언퉁'은 매일 앱에 접속하면 이자 대신 행운 카드를 뽑아 당첨금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출시 후 몇 달 만에 70만명이 가입했다.
'카르투 언퉁'은 카카오뱅크가 상품 기획 단계뿐 아니라 아이디어를 모바일로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디자인 제작 등 전반적인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이 같은 상품을 통해 고객의 금융 행동을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아한 CEO는 인도네시아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GDP대비 부채 비율은 34%로, 동남아시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시장 점유율은 아직 1% 미만"이라며 "금융 서비스들이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평가했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금융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 '언뱅크드(unbanked)'와 '언더뱅크드(underbanked)' 인구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언뱅크드는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못한 계층을, 언더뱅크드는 계좌는 보유하고 있지만 대출, 결제 등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는 계층을 의미한다.
시아한 CEO는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은 단순한 투자지원이 아니라, 디지털 뱅킹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모든 은행 산업에 의미있는 혁신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태국 '뱅크X' 출범 준비…가상은행 시장 진출
카카오뱅크는 태국의 SCBX 그룹과 설립한 합작법인 '뱅크X'를 통해 내년 상반기 가상은행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이날 뿐나맛 위찟끌루왕싸(Punnamas Vichitkulwongsa) 뱅크X CEO는 발표를 통해 태국의 금융 환경을 설명하며 가상은행의 필요성을 강조헸다.
뱅크X 뿐나맛 위찟끌루왕싸(Punnamas Vichitkulwongsa)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홍지아 기자
뿐나맛 CEO에 따르면, 태국도 인도네시아와 유사한 금융 환경을 보이고 있다. 근로자의 55%은 월급을 모두 소비하고 저축은 거의 하지 않는다. 또한 86%는 퇴직 후의 금융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비은행을 통한 비공식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나맛 CEO는 "공식적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울 것"이라며 "뱅크X는 자동 저축, 모임 기반 저축, 개인맞춤형 AI 금융 코치 등을 도입해 고객의 전 생애에 걸친 금융 여정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6주적금', '모임통장' 등 국내에서 성공한 시그니처 상품과 서비스의 이식을 넘어 뱅크X의 모바일 앱 개발 전반을 주도하며 독자적인 글로벌 사업 역량을 축적할 계획이다.
뿐나맛 CEO는 "SCBX는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최고 수준의 디지털 뱅킹 역량에 주목해 파트너십을 제안했다"라며 "카카오뱅크의 기술을 접목해 태국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개인화된 AI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카카오뱅크는 이 같은 글로벌 확장을 통해 금융 접근성이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포용금융 모델을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과 모바일 기반 금융 서비스를 통해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된 고객까지 포용하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세계적으로 증명된 역량을 가지고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것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인터넷 전문은행' 라이센스를 받은 기업으로서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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