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6일 제주특별자치도 본사에서 열린 제3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카카오가 포털 다음에 이어 자회사 카카오게임즈의 경영권까지 일본 라인야후(LY)에 넘기며 비핵심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신아 대표 체제 2기 출범과 동시에 인공지능(AI) 중심의 그룹 재편이 한층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 라인야후에 경영권 넘긴 카카오···카겜, 자금 3000억 확보=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대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전략적 투자 유치에 나선다고 밝혔다. 라인야후(LY)가 출자한 투자목적법인 'LAAA 인베스트먼트'가 약 24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6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다. 거래는 오는 5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거래로 라인야후의 LAAA 인베스트가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카카오는 약 14% 수준의 지분을 유지하며 라인야후에 경영권을 넘기고 2대주주로 남게 된다. 투자 유치가 완료되면 카카오게임즈는 별도 기준 약 8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보유하게 되며, 확보한 자금은 IP(지식재산) 투자와 글로벌 사업 확장에 집중 투입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라인게임즈의 카카오게임즈 인수 가능성이 먼저 거론됐으나, 당시 라인게임즈가 사업 부진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진 만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인수합병을 자체 재무력으로 감당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모회사 라인야후가 직접 투자 목적 법인을 세워 참전하면서 거래가 현실화한 셈이다.
◇ 헬스케어·다음 이어 게임즈까지···계열사 90개 밑 '슬림화'=
이번 카카오게임즈 매각은 정신아 대표 취임 이후 이어져 온 비핵심 계열사 정리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2024년 3월 창업주 사법 리스크와 잇따른 경영진 도덕적 해이 논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던 카카오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비핵심 사업에 대한 과감한 정리에 착수했다.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지난 2023년 9월 142개 수준에서 지난 2월 94개까지 축소됐다. 최근에는 지난해 11월 카카오헬스케어의 경영권을 차바이오텍에 지분 교환 방식으로 매각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포털사이트 다음 운영사 AXZ를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넘기는 주식교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카카오게임즈 자회사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88개로 축소된다.
정신아 대표는 지난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하며 "2026년 연결 매출 10% 이상 성장과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효율적인 그룹 사업 구조 축소를 이어나가면서 전사 자기자본이익률을 개선하고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자본 배치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가 22일 경기도 용인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 행사에 참석해 카카오의 신규 AI 서비스 \'카나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 정신아 2기 출범···비핵심 사업 빈자리 카톡·AI로 메운다=
이번 재선임으로 향후 2년 간 카카오를 이끌게 된 정신아 대표는 AI와 카카오톡을 양대 축으로 비핵심 사업의 빈자리를 빠르게 메울 방침이다. 앞서 그는 지난해 '카나나 in 카카오톡'과 '챗GPT for 카카오'를 잇따라 선보이며 메신저 플랫폼에 AI를 본격 결합했다. AI 서비스 도입 이후 카카오톡 일평균 체류시간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반등세를 보이자, 카카오는 올해 체류시간 20% 확대를 목표로 내걸었다.
정 대표는 "올해는 구조 정비 단계를 지나 AI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성장 기조로 전환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올해 연말까지 'PlayMCP'와 'AI 에이전트 빌더'를 통해 외부 파트너를 카카오 AI 생태계로 연결하고,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하는 '에이전틱 AI' 서비스를 대폭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체류시간 증가를 톡비즈 매출 확대로 연결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다만 잇따른 조직 축소에도 향후 구조 개편 과정에서 무리한 정리에는 선을 그었다. 실제로 카카오는 이번 카카오게임즈 매각 계약에서도 임직원 고용 안정과 기존 근로조건 승계를 명문화한 바 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어떤 딜을 추진하더라도 고용 안정이나 회사의 안정성을 훼손하는 방향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계열사 축소와 내실 강화 작업은 큰 틀에서 정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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