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아 도내 국회의원에 서한
“민생 필수예산 3132억원 미편성”
“내년 더 큰 고비…세입 전망 어두워”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 3대 개편 강조
“지방재정 구조개혁에 국회 입법 필요”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8일 경기도서관 플래닛 경기홀에서 열린 ‘도-시군 부단체장 회의’에서 재정위기에 대한 시·군의 양해와 제도개선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100일을 맞아 경기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재정위기 극복과 지방재정 구조개혁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추 지사는 도의 재정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며 내년도 세입 전망까지 악화하고 있는 만큼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 재정구조 개편을 위한 국회 차원의 입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8일 인천일보 취재에 따르면 추 지사는 이날 경기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취임 이후 도정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서 가장 무겁게 다가온 문제가 바로 경기도의 재정“이라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직접 확인한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올해 예산 가운데 상당수 민생 필수사업이 9개월분만 편성돼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10월부터 12월까지 남은 3개월 동안 반드시 집행해야 할 3132억원의 예산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그대로 두면 노인 돌봄과 학교급식, 결식아동 지원 등 도민의 일상과 직결된 사업들이 연말에 중단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 장기요양 1234억원, 학교급식 584억원, 농어민기회소득 215억원, 청년기본소득 163억원, 결식아동 급식 75억원 등 총 2464억원의 필수 민생예산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추 지사는 “급한 불은 껐으나 재원의 한계로 모든 사업을 다 담을 수는 없었다“며 “그동안은 당장 닥친 재정 문제를 수습하는 소방수 역할에 집중해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도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더 큰 고비는 내년부터“라며 “경기도 세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관련 세수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행하고 있는 사업들의 예산을 절반으로 줄인다고 해도 필요한 사업들을 모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세입 전망이 어둡다“고 했다.
지방채 추가 발행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는 “지방채를 발행하더라도 앞으로 갚을 여력이 사실상 없다“며 “부족한 재원을 또다시 빚으로 메우기 시작하면 원금은커녕 지방채 이자를 갚기 위해 다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과정에서 이전 도정의 재정 운용 방식도 문제 삼았다.
추 지사는 “민선 9기가 갑자기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는 오해가 생긴 것은 최근 몇 년간 심각한 재정위기 상황에서도 확장재정을 계속하며 재정의 어려움이 드러나지 않도록 덮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지방채를 연속 5회 최대한도로 발행했고, 통합재정안정화기금도 대부분 끌어다 썼다“며 “그럼에도 올해 상당수 사업은 12개월이 아니라 9개월분만 편성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이 같은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예산 조정을 넘어 지방재정 제도 자체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여당 지도부, 관계부처 등에 도의 재정 상황을 설명하고 제도개선을 요청해 왔다고 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와 다른 광역지방정부에도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추 지사가 국회의 입법 지원을 요청한 과제는 세 가지다.
우선 현행 25.3%인 지방소비세율을 단계적으로 40.3%까지 인상해 지방정부의 안정적인 세원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국세인 법인세 국세분의 5%를 광역지방정부에 배분하고, 담배소비분 지방교육세를 소방재원으로 전환해 지방정부의 소방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8명은 도가 제안한 지방세제 개편 3대 과제를 담은 6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추 지사는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들은 발의돼 있다“며 “이제는 이 논의를 실제 제도개선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지금 경기도가 처한 재정 상황을 함께 헤아려 주시고, 경기도가 이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당장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정구조까지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다예 기자 pdye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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