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충북교육감 예비후보자 김성근, 김진균, 신문규, 윤건영
[충청리뷰 이기인 기자] 돌아오는 6월 3일 충북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충북교육의 미래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교육 현장은 지금 세 가지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다. 생성형 AI를 어디까지 교육에 활용할 것인가, 기초학력 보장을 어떻게 경쟁교육 논란 없이 실현할 것인가, 청소년 우울·불안 등 학생 마음건강 위기에 학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AI는 학습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지만 사고력 저하와 의존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기초학력 보장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지만, 그 과정이 학생을 다시 서열과 경쟁으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여기에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학교의 역할은 상담실을 넘어 교육 구조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충북교육감 예비후보 4명에게 △AI 교육과 사고력 저하 논쟁 △기초학력 보장과 경쟁교육 강화 논쟁 △학생 마음건강 위기 대응 등 3가지 공통 질문을 던졌다. 답변은 김성근, 김진균, 신문규, 윤건영 후보 순으로 정리했다. 편집자주
● 김성근 후보
김성근 충북교육감 예비후보자
“AI는 보조수단, 학습 주체는 학생과 교사”
김성근 후보는 AI 교육의 기준을 “기술보다 윤리”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활용이 불가피한 시대일수록 국제 규범에 부합하는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학교급별로 체계화된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초등학교에서는 AI의 기본 개념과 올바른 활용 습관을 익히고, 중학교에서는 AI의 원리와 데이터 이해 교육을 강화하며, 고등학교에서는 AI 설계와 사회적 영향, 윤리적 판단력까지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를 학습을 돕는 보조수단, 즉 ‘코파일럿’으로 규정했다. AI가 학생과 교사의 사고를 대신해서는 안 되며, AI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질문하고 검증하는 비판적 사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후보는 AI 수업 혁신 전문가 양성, 충북형 AI 교육 플랫폼 구축, 학습 데이터 오남용 방지,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을 제시했다. 그는 학생들이 “AI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인지적 주권’을 지키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초학력, 최소의 인권”
기초학력 문제에 대해 김 후보는 “학생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인권”이라고 규정했다. 기초학력 보장은 단순히 성적을 높이는 일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배움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의 기본 책무라는 것이다.
그는 시험 성적만으로 학생을 판단해서는 안되며, 학습 부진은 심리, 정서, 가정환경, 생활습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다각도로 진단하는 통합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1수업 2교사제와 학습지원 전문 튜터 배치를 제안했다. 또 농산어촌과 낙후 지역에 교육 예산과 인프라를 집중해 지역별 교육력 편차를 줄이고, 방과후학교의 질을 높여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다양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쟁교육 심화 우려에 대해서는 평가 방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서열을 매기는 일제고사가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확인해 성장을 돕는 형성평가와 과정중심평가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뜻한 교실”
학생 마음건강 위기에 대해서 김 후보는 개인 상담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학생의 우울과 불안은 학교 운영 체계, 공동체 문화, 경쟁 중심 교육환경과 연결돼 있는 만큼 학교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충북책임교육원’ 신설을 제안했다. 이 기구는 학습 부진과 정서 위기를 동시에 겪는 학생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전문 기관으로, 느린 학습자와 정서·행동 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교육·복지·심리치료를 연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김 후보는 전문 인력이 학교 현장에 밀착해 학생의 일상을 관리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교사가 학생의 마음을 살필 수 있도록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줄이는 ‘행정 다이어트’도 강조했다. 담임교사와 학생 사이의 정서적 교감 시간을 확보하고, 학교폭력 예방과 사후 치유를 포함한 365일 안전·치유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질문 교육과 학생 자치,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학교 안팎이 학생을 함께 돌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김진균 후보
김진균 충북교육감 예비후보자
독서와 글쓰기 중요
김진균 후보는 AI 교육과 관련해 “AI 활용의 적정 수준을 말하기보다 AI 활용교육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AI를 단순히 금지하거나 제한하기보다, 학생들이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할 것인지 교육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사고력 저하를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독서교육과 글쓰기 교육 강화를 제시했다. AI가 정보를 빠르게 제공할수록 학생 스스로 읽고, 생각하고,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는 힘이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AI 의존 문제와 함께 사회성 약화도 우려했다. 디지털 도구에 지나치게 기대는 환경에서는 공감, 배려, 존중 같은 공동체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고 봤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포츠 활동과 청소년 단체활동, 공동체 활동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초학력, 결과보다 과정
기초학력 문제에 대해 김 후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결과에만 집착하면 학생들을 경쟁으로 내몰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그는 “진정한 기초학력 강화는 결과보다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수업과 평가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기 때문에 평가만 강조해서는 안 되며, 수업의 내실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는 수업 개선에 대한 투자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의 수업 역량을 높이고 학생이 수업 안에서 배움의 과정을 경험할 때, 평가 결과로 나타나는 학력 상승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격차 해소에 대해서는 도시와 농촌 간 격차뿐 아니라 소득 불균형에 따른 격차도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육을 개인의 환경에 맡겨놓아서는 안 된다”며 공교육이 적극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AI 에듀테크와 온라인 과외 등을 활용해 지역과 소득을 넘어 누구나 배울 의지가 있다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건강과 안전”
학생 마음건강 위기에 대해 김 후보는 도박, 약물, 게임 중독 등 학생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언급했다. 그는 현 교육이 성과 중심과 전시행정에 치우치면서 학생들을 경쟁으로 내몰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학교폭력과 정서적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후보는 자신을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유산균 교육감”이라고 표현했다. 교육의 중심을 성과나 실적이 아니라 학생의 건강과 안전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성과 중심, 전시행정 중심의 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이 아니라 탁월성 교육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가능성을 키우고, 실용주의 교육정책을 통해 학생들이 배움을 즐거워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포츠, 동아리 활동, 공동체 활동을 확대하고 공동체에서 지켜야 할 기본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학생 마음건강의 출발점은 학교문화 변화라고 봤다.
● 신문규 후보
신문규 충북교육감 예비후보자.
디지털 안전망 필요
신문규 후보는 “누구나 안심하는 AI 역량강화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뢰받는 첨단 디지털 교육환경을 만들고, AI 교육 프로그램과 전문가 육성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AI 역량강화센터’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센터를 통해 디지털 교육은 물론 AI 윤리교육을 실시하고, 디지털 기술 확산에 따른 부작용에도 대응하겠다고 했다.
신 후보는 딥페이크와 AI 합성범죄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생성형 AI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술이 학교폭력의 형태를 더 교묘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전담 대응체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AI 활용의 기본 원칙을 “보조도구이지 대체자가 아니다”라고 정리했다. AI는 교사나 학생의 사고를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해를 돕고 사고를 확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활용 기준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개념 설명, 요약, 번역, 예시 생성 등에는 AI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 글쓰기 초안이나 코딩 힌트, 토론 아이디어 제공은 학생의 재구성 과정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과제 답안 작성 등은 과도한 의존과 평가 공정성 문제를 낳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초학력 국가 책임”
기초학력 문제에 대해 신 후보는 “교육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핵심”이라고 밝혔다. 기초학력은 배움의 출발점이며 국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기초학력 보장이 지나친 경쟁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했다. 학교에서 학문적 호기심과 탐구 과정에서 나타나는 선의의 경쟁은 필요할 수 있지만, 학력 중심 정책이 소모적 경쟁을 강화한다는 현장의 비판에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신 후보는 학생 개인 맞춤형 진단은 필요하지만 일제고사식 평가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가는 학생을 줄 세우는 수단이 아니라 학생의 기초학력과 필요한 역량을 진단하고 지원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격차 해소에 대해서는 교육의 질과 기회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교사의 수업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학생 개인별 맞춤 진단과 지원이 충실히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안전교육 강화
학생 마음건강 문제에 대해 신문규 후보는 충북 청소년 자살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 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별 상근 상담교사를 확대하고, 학생 불안과 우울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익명의 정신건강 체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지역병원과의 연계 진료 체계를 강화해 위기 학생이 전문적 도움을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아 단계의 조기 발견도 강조했다. 유치원 순회 발달전문가를 배치해 유아 발달지연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후보는 스마트기기 과몰입 문제도 학생 마음건강과 연결해 봤다. 충북에서도 사용 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디지털 안전교육과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터넷 예절, 개인정보 보호, 존중과 배려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 윤건영 후보
윤건영 충북교육감 예비후보자.
AI 시대, 문해력 핵심
윤건영 후보는 AI 기술의 변화는 인간이 거부하거나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중요한 것은 AI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AI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가 제공하는 지식과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고차적 사고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의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생각으로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를 위해 독서교육과 문해력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독서를 통해 지력을 높이고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AI 시대 사고력 저하를 막는 핵심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또 현재 충북교육청이 강조해 온 몸 근육, 마음 근육 강화 교육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예술 근육까지 키워야 한다고 했다.
교육격차 해소
기초학력 문제에 대해 윤 후보는 정부가 법을 제정해 체계적으로 보장할 정도로 기초학력 저하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노력과 경쟁교육 심화는 별개의 문제라고 봤다.
윤 후보는 평가를 경쟁으로만 보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평가의 목표와 결과 활용 방식은 다양하며, 평가가 반드시 경쟁교육을 심화시킨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학력 보장과 교육격차 해소를 대립적 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 기초적이면서도 보완적인 관계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학력을 보장하는 것은 모든 학생에게 배움의 출발선을 마련하는 일이며, 교육격차 해소와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윤 후보의 답변은 기초학력 진단과 평가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이를 학생 지원과 성장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읽힌다.
정서, 마음건강 확대
학생 마음건강 위기에 대해 윤 후보는 최근 교육계에서 정서지능 교육이 강화되는 흐름을 언급했다. 그는 청소년 우울과 불안을 단순히 치유의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심리정서 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충북교육청이 이미 몸 근육, 마음 근육, 예술 근육을 키우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뛰어놀고, 독서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고, 예술 활동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그는 ‘학생 마음건강 119’ 제도도 언급했다.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체계라는 설명이다.
또 다채움에 정서지능 진단과 측정, 대응 프로그램을 탑재해 학생들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상담 확대에 그치지 않고 운동, 독서, 예술, 정서지능 진단을 결합한 학생 성장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충북교육 선택
이번 공통질문을 통해 네 후보의 교육철학은 분명히 갈렸다. 김성근 후보는 인간 중심 책임교육을, 김진균 후보는 독서·공동체 기반 학교문화 변화를, 신문규 후보는 맞춤형 진단과 디지털 안전망을, 윤건영 후보는 몸·마음·예술 근육 중심의 정서지원 체계를 강조했다. 6월 3일 선거에서 AI 교육, 기초학력, 학생 마음건강은 충북교육의 방향을 가를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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