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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최진 칼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멘탈과 전략?

민주당은 부산 북갑 재보선 후보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한껏 띄우다가 그의 차출이 여의치 않자, 이 지역 보궐선거 자체를 치르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지나칠 정도로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반면...

[최진 칼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멘탈과 전략?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대표실에서 나와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전략’을 ‘매드맨 전략’이라고 혹평했다. 매드맨(Madman), 그가 ‘미친X’이라는 말인가?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광기’, ‘망상’, ‘정신 이상’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그의 ‘멘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권력의 한 축이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를 두고도 멘탈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과연 장 대표가 뒤늦게나마 멘탈을 회복하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까.

오늘날 정치 지도자의 멘탈은 구도나 변수 같은 정치 공학적 요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특정 개인이나 권력자의 감정적·즉흥적·극단적 편견이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의 멘탈 문제는 간간이 나왔지만, 최근 대구시장 공천과 방미를 계기로 다시 튀어 나오고 있다. 요컨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비상식적·비합리적인 사고를 가졌다는 얘기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2월 3일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주최한 ‘위기의 한국 보수에 대한 진단과 해법’ 토론회에 강사로 참석, “장 대표가 ‘우리는 황교안’이라고 외칠 때부터 불안했다”며 “장동혁의 멘탈은 윤석열의 멘탈-황교안의 멘탈과 같고, 결과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구시장 경선에서 배제된 6선의 주호영 의원은 지난 9일 방송에 출연해 “제가 지금까지 봐온 당 대표 중에서 최강의 멘탈, 최강의 안면을 가진 사람”이라며 “정치를 대단히 잘못 배웠다”고 맹비난했다. 이런 와중에 장 대표가 선거를 40여 일 앞둔 시점, 미국 워싱턴으로 날아가더니 당초 5박 6일 일정에서 8박 10일로 늘려 20일 귀국한다고 하자 다시 멘탈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방미) 성과는 있지만 보안상 밝힐 수 없다”는 발언에 대해 보수 언론들조차 일제히 비판했다.

장 대표가 미국 의회 의사당 앞에서 김민수 최고위원과 찍은 사진 한 컷은 “무개념의 극치”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당 안팎에서는 “이대로 가면 끝장”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장 대표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는 차치하고 선전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멘탈 논란에서 벗어나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선거 전략을 수립하려면 ‘3가지 전환’이 시급하다고 본다.

첫째, 무(無)전략에서 유(有)전략으로 바꿔야 한다. 매사에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것이 무 전략이라면, 냉철하고 치밀한 것이 유 전략이다. 그동안 장 대표의 대야 관계, 당 운영, 공천 등을 보면, “도무지 전략이 없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실제로 당 안팎에서 장 대표를 두고 ‘무대응’, ‘무전략’, ‘무개념’이라는 말이 유난히 많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떤가. 대구시장 후보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전격 투입했고, 이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사적 인연을 내세워 ‘김부겸 지지 선언’을 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다렸다는 듯이 지난 17일 홍 전 시장과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마치 대통령과 집권당이 역할 분담을 한 듯 ‘김부겸-홍준표’ 투톱을 TK(대구·경북)에 전진 배치하는 모습이 대단히 전략적이다.

與, 김부겸 대구시장 선거 투입…장동혁은 ‘주호영·이진숙’ 대구시장 컷오프

반면 국민의힘은 어떤가. 대구시장으로 가장 유력한 ‘주호영-이진숙’ 투톱을 억지로 배척하려다 온갖 역풍을 맞고 있다. 그러고보니 국민의힘은 ‘주호영-이진숙’ 외에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등 자당의 유력한 후보들을 무리하게 배제하려다 역풍을 맞고 원위치로 되돌아오는 등 시행착오를 되풀이했다.

손자병법에는 상대의 허(虛)를 찌르고 실(實)을 꾀하는 허허실실 전략이 있지만, 장 대표의 병법에는 실이 보이지 않는다. 집권 여당 대표는 연일 전국의 표밭을 누비고 다니는데, 야당 대표는 여의도 근처에서 맴돌았다. 이에 더해 선거를 앞두고 야당 대표가 미국으로 출장을 떠나는 모습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잘하면 경북지사 1명 정도 건질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에서 홀연히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당내에서도 ‘무계획, 무전략의 극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 밖에서도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박원석 전 의원은 방송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인정받기 위해 미국행을 했다는 것은 멘탈갑이 아니라 무멘탈”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장 대표의 ‘무전략 사례’는 수차례 지적받았다. 하고많은 정치인들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의 핵심이었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을 발탁했고, 이 전 위원장은 공천 배제(컷오프)의 칼을 마구 휘두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퇴 선언을 하고 잠적했다가 다시 복귀하더니 끝내 사퇴했다. 이 장면은 ‘무전략의 끝판왕’으로 꼽힌다.

충북도지사 경선에서 김영환 현 충북지사를 특별한 원칙도 없이 컷오프했고, 김 지사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자 다시 원상 복귀된 것도 전략 부재의 단면이었다. 대구시장 경선에 나섰다가 배제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의 거취는 어떻게 될 것인지, 장 대표의 속내는 오리무중이다.

민주당은 어떤가. 정청래 대표가 지난 10일 “재보선 전 지역에 공천을 하겠다”며 조국 대표와 각을 세운 것은 사실 다른 지역들과 협상을 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었다고 본다. 민주당은 부산 북갑 재보선 후보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한껏 띄우다가 그의 차출이 여의치 않자, 이 지역 보궐선거 자체를 치르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지나칠 정도로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당은 후보를 내야 한다”는 기존 레퍼토리를 되풀이하고 있을 뿐, 무공천 전략이나 한동훈 전 대표와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연대 전략 등 다양한 전략적 카드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이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한동훈 전 대표가 당선되는 상황 =만큼은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그래서 나도는 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장 대표의 최대, 최고의 목표이자 전략 1호는 ‘한동훈 배제’라는 말이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힌 말이다. 장 대표가 이런 감정적인 무 전략에서 이성적인 유 전략으로 선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멘탈을 바꿔야 하는데, 그럴 의지가 없는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도가 60% 후반대로 치솟고, 민주당 지지율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국민의힘을 크게 앞지르고 있지만, 장 대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니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둘째, 장 대표는 마이너스 전략(뺄셈정치)에서 플러스 전략(덧셈정치)으로 선회해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당기는 것이 플러스 전략이라면, 멀쩡한 사람들을 내쫓거나 뒤흔드는 것이 마이너스 전략이다. 선거에서는 단 한 표라도 더 모으려는 게 필승 전략인데, 반대로 많은 표를 내던지는 필패전략을 구사한다면, “멘탈이 이상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당내에서는 “선거에 일부러 지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 장 대표처럼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비야냥까지 흘러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전략을 복기해 보자. 그는 대선과 집권 과정에서 김종인-이준석-안철수에 이어 한동훈까지 자기편을 줄줄이 내쫓거나 주저앉혔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중도 성향이었다. 만약 윤 전 대통령이 이들을 포용했더라면 12·3 계엄 사태 같은 최악의 상황이 오지도 않았고, 지금 지방선거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며 고전하지도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윤 전 대통령은 계속 뺄셈 정치만 하다가 끝내 자멸의 길을 재촉했다.

그런데 장 대표가 ‘윤 어게인’의 구호처럼 ‘윤석열의 길’을 답습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당대표에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줄곧 뺄셈 정치를 해오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와 주호영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과 끊임없이 대립하거나 마찰을 빚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6명은 모두 중도 성향이고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이다. 어찌 보면 당대표가 지방선거에 출마할 자당의 유력 후보들을 보호하고 도와주기는커녕 오래 전부터 상처를 입히고 흔들어댄 셈이다. 만약 장 대표가 일찌감치 포용력을 발휘해서 한동훈·유승민·오세훈 3인과 협력하고 여기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가세했다면,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막강한 화력(火力)을 보유하고 있었을 터인데, 현실은 정반대로 굴러갔다.

미국을 방문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5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빌 해거티 미 상원의원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장동혁의 ‘뺄셈 정치’, 극도의 분노와 불안·초조감·야망 뒤섞였나

그렇다면 장 대표는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한사코 지는 길인 뺄셈 정치와 마이너스 전략을 선택했을까. 뒤늦게나마 이기는 길인 ‘덧셈 정치’와 ‘플러스 전략’으로 선회할 여지는 없는 것일까. 즉, 장 대표가 선거 막판에 ‘한동훈계’와 극적으로 손잡을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설령 그것이 국민의힘에 승리를 안겨주는 지름길이라고 하더라도 장 대표가 그 길을 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보니 결국에는 ‘멘탈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프로이트나 칼 융 같은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의 멘탈은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트라우마나 콤플렉스, 성격, 충격적인 사건 등이 주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하지만, 서울대 출신으로 행정고시와 사법고시를 동시에 합격한 판사 출신의 장 대표에게 특별히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정치 아마추어여서 그렇다고 단정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셋째, 뻔한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장 대표는 극우 전략에서 중도 전략으로 급선회해야 한다. 윤어게인 세력을 위시한 강성 우파 그룹과 함께 가는 것이 극우 전략이라면, 그들과 절연을 선언하고 중도 확장에 주력하는 것이 중도 전략이다. 장 대표는 그동안 한동훈·안철수·조경태·유승민·주호영 등 중도 성향 정치인들과는 거리를 두거나 갈등을 빚고, 나경원·김민수·조광한·장예찬·고성국 등 강성 우파 성향인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한때 극우 유투버 고성국 씨가 장 대표를 배후 조종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고, 고 씨는 대구시장에 출마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과 함께 대구 시내를 누비며 함께 선거 운동을 했다. 장 대표는 이 전 방통위원장에 대해 “국회로 들어오면 더 잘 싸울 사람”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데, 이는 그가 구상하는 대여 강경 투쟁 노선이 어떤 형태인지 보여준다.

요즘 국민의힘에는 ‘우민수-좌광한’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강경파인 김민수·조광한 두 최고위원이 장 대표를 결사옹위하며 당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중도 성향인 양향자 최고위원의 경기도지사 공천을 배제하려고 하는 등 당내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또 얼마나 친윤 색깔이 진한 강경파인가. 얼마 전 장 대표가 “우리는 황교안이다!”라고 외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장 대표는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전광훈·전한길·고성국 등 아스팔트 우파 세력과 극우 유튜버들, 윤어게인 세력, 그리고 김민수·조광한·장예찬 같은 당내 강경파들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하기로 작심한 것 같다. 지금 장 대표와 측근들의 머릿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내 강성 우파 세력의 지원, 이재명 정부의 실책에 따른 반사 효과, 돌발 상황 같은 ‘네거티브적 행운이나 한방’을 기대하며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치르고, 이후 극우파 중심의 당권·대권을 노리는 것 같다.

2차 세계대전 초반 미국은 독일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 국무성을 중심으로 히틀러의 멘탈을 연구하면서부터 전세는 바뀌기 시작했다. 히틀러의 성격과 심리 상태 등을 파악하자 그의 전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미국은 히틀러가 아니라 자기 나라 대통령인 트럼프의 멘탈을 연구해 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멘탈을 잘 파악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장 대표는 국민의힘과 보수의 운명이 걸린 이번 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냉철하게 진단해야 합리적인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 정세와 한국 정치가 트럼프-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 그리고 여야 정치 지도자들의 멘탈에 달려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weeklyh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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