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제도화를 놓고 팽팽히 맞서면서 총파업 여부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조정 결과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예고된 18일간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손실액은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삼성전자 2026년 임금협약 관련 1차 사후조정회의는 11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별다른 합의 없이 종료됐다.
중노위는 12일 2차 회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협상 시작 전부터 노사 간 입장 차는 뚜렷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영업이익 15% 수준의 성과급 지급과 상한 폐지,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편성하고 연봉 상한선 없이 분배할 것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적자를 낸 사업부도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사측은 성과 보상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성과급 상한 폐지를 단체협약으로 명문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 정부·산업계·외국 기업까지 우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세계가 한국 반도체를 확보하려는 중요한 시기에 노사 갈등으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 역시 “노사 관계에서도 새로운 모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도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며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안정성에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삼성전자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는 구글·애플·퀄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우려를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사후조정이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 창사 이후 두 번째 총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3000명에 달하며 실제 파업 참여 인원은 3만~4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장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공급망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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