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진 대구동구청장이 추현호 대구신문 부설 대구경북청년인재연구원 부원장과 청문리답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동구는 넓다. 182.15㎢로 대구 면적의 12%를 차지하고 전국 자치구 가운데 두 번째로 넓다. 그 안에 동대구역과 대구국제공항, 혁신도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 팔공산과 금호강이 함께 있다. 인구는 지난해 말 33만9천 명, 20~39세 청년은 7만8천 명으로 23.0%다. 프롤로그가 동구에 예고한 질문은 혁신도시의 채용이 동네 청년에게 닿는 길이었다. 3선 세 사람과 두 번째 임기의 군수 두 사람을 지나 연재는 이번 주부터 첫 임기의 구청장 네 사람을 만난다. 그 첫 자리가 동구다. 우성진 동구청장을 지난달 29일 동구청에서 만났다. 동촌초·동중·청구고를 나온 토박이로 40년을 기업에서 보낸 사람이다. 그가 청년에게 건넨 문장은 두려움 없는 도전이었다. 그러나 먼저 들은 것은 구청장이 되고 나서 가장 놀란 일이었다.
△ 40년간 기업 현장에 계셨습니다. 청년 일자리 문제에서 행정이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은 어디입니까.
“구청장이 되면서 가장 놀란 것은 청년 일자리와 관련한 다양한 지원 사업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사업들을 청년들이 잘 모른다는 게 문제다. 알리는 방식부터 맞춤형 지원까지, 실제로 필요한 청년에게 직접 알릴 방법을 꼭 찾아야 한다. 안심에 조성되는 신세계사이먼 대구프리미엄아울렛도 동구에 들어서는 만큼 우리 동구 청년을 고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힘을 쓸 계획이다.”
있는데 몰랐다. 프롤로그에서 이 기획의 출발점으로 적었던 문장을 기업인 출신 구청장이 같은 말로 돌려주었다. 동구가 올해 운영하는 것만 해도 월 20만 원씩 최대 24개월을 주는 청년월세, 관내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의 기숙사 임차비를 1인당 월 최대 30만 원씩 지원하는 동구형 사업, 혁신도시 기업에 청년을 잇는 일자리 선도사업이 줄지어 있다. 그가 말한 아울렛은 안심뉴타운에 2027년 상반기 착공, 2028년 하반기 개장이 목표이고 직·간접 고용은 1천여 명으로 추산된다.
청년 관련 다양한 사업 많지만
청년들이 잘 모르는 것이 문제
공급자 중심 기존 방식 벗어나
청년 직접 찾아가는 행정으로
직무 정보 쉽게 접하도록 지원
△ 좋은 정책인데도 청년이 몰라서 이용하지 못할 때, 전달 과정에서 가장 보완이 필요한 지점은 어디입니까.
“좋은 정책의 완성은 새 사업을 만드는 데 있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정확히 도달하는 데 있다. 공급자 중심의 일방향 방식에서 벗어나 청년이 실제로 머물고 정보를 소비하는 공간으로 옮겨가야 한다. 동구청년센터를 거점으로 찾아가는 정책 전달체계를 만들고, SNS와 모바일 알림톡, 청년 커뮤니티 공간을 묶은 수요자 맞춤형 푸시 시스템을 운영하겠다. 정책에서 멀어진 청년일수록 행정이 먼저 다가가야 한다.”
△ 기업 채용이 동구 청년에게 더 가까이 닿도록 구청이 함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세 가지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정보 접근성이다. 혁신도시 공공기관과 헬스케어 기업의 채용 일정과 직무 정보를 청년이 쉽게 접하도록 채용정보 창구를 마련하고, 직무 설명회와 멘토링처럼 청년과 재직자가 만나는 기회를 늘리겠다. 다음은 지역 맞춤형 인재 양성이다. 지역 대학, 입주 기업과 함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와 청년의 수요를 파악해 맞춤형 직무교육과 면접 컨설팅을 지원하겠다. 끝으로 상생 협력체계다. 구청이 가교가 되어 지역 인재의 취업과 인턴십 기회를 넓히고, 지역 인재를 채용하는 기업에 대한 행정 지원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은 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신규 채용의 30%를 지역 인재로 뽑는다. 그 지역은 대구·경북이어서 동구 청년이 따로 유리한 것은 아니다. 구청이 할 일은 그 문 앞까지 동구 청년을 데려다 놓는 일이다. 다음 단계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이다. 정부는 기존 혁신도시 중심 배치를 원칙으로 내세웠고 이전계획은 11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동구는 2차 이전에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별도 입지 공모를 앞둔 국립치의학연구원도 함께 겨냥한다. 두 기관을 첨복단지에 붙여 연구에서 임상, 사업화, 수출까지 잇겠다는 구상이다.
△ 동구에서 청년이 “여기 계속 살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가장 큰 자산은 무엇입니까.
“변화의 가능성이다. 동대구역과 대구국제공항을 품은 관문도시이면서 혁신도시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의료R&D지구, 동대구 벤처밸리라는 미래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고, 2차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도약의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팔공산과 금호강, 동촌유원지처럼 자연과 문화가 일상 가까이에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기회가 있어서 찾아오는 동구, 미래가 보여서 머무는 동구를 만들겠다.”
자산을 묻자 그는 지금 있는 것보다 앞으로 올 것을 먼저 꼽았다. 중구청장이 밀도를, 남구청장이 주거비와 교통을 말한 자리에서 나온 답이다. 예비후보 시절 그는 동구의 위기를 인구가 아니라 “젊은 세대가 떠날 수밖에 없는 경제·주거 구조의 붕괴”에서 찾았다.
△ 한 번 실패한 청년이 다시 시작할 기회가 동구 안에 있습니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청년정책의 핵심이다. 재도전 응원 패키지를 다듬고 있다.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인 청년도전지원사업과 청년성장프로젝트로 구직을 단념했거나 미취업 상태인 청년의 사회참여 의욕을 북돋우고, 동구청년센터가 맞춤형 진로상담과 취·창업 교육을 상시 제공한다. 구직 실패로 지친 마음을 위해 정신건강 지원기관과도 긴밀히 연계한다. 실패가 낙인이 아니라 도약의 발판이 되는 동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가장 큰 자산은 ‘변화의 가능성’
대구공항 품은 관문도시이자
벤처밸리 미래산업 기반 갖춰
청년들이 계속 머물고 싶도록
기회 있고 미래 보이는 동구 건설
민선 9기 핵심 공약인 청년문화거리와 창업플랫폼도 청년이 언제든 찾아와 위로받고 다시 도전하는 거점으로 쓰겠다고 했다. 먼저 챙기겠다고 한 대상도 “오랜 고립과 번아웃으로 지쳐 있는 장기 미취업 청년”이다. 올해 청년도전지원사업 130명, 청년성장프로젝트 210명이 그 대상이다. 재도전의 말은 그의 이력에서도 나온다. 그는 스스로를 “실패를 자산 삼아 걸어온 동구청장”이라고 답했다.
△ 청년의 의견이 예산이나 사업을 바꾼 사례가 있습니까. 앞으로 청년의 결정 영역을 어디까지 넓히시겠습니까.
“청년센터 네트워크인 ‘the 꿈 기획단’이 직접 제안한 이웃살롱이 있다. 이 제안을 발전시켜 청년 1인 가구와 홀몸 어르신을 1대 1로 잇는 돌봄 네트워크를 만들고 ‘오구오구 떡하니 한 끼’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올해 4회째인 동구 청년 페스타도 해마다 기획단이 축제 주제와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행정은 실행을 지원한다. 앞으로 이 과정을 제안과 기획, 실행까지 넓혀 청년이 실질적인 결정 주체로 참여하게 하겠다.”
임기 안에 먼저 만들 경로로는 동구 청년정책네트워크를 꼽았다. 청년이 구정의 의제를 발굴하고 정책 수립과 예산 편성에 목소리를 내는 제도적 참여 트랙이다.
7월 27일에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청년 직원을 중심으로 동구 청년자율방재단이 출범했다. 공공기관과 손잡은 청년 방재단은 대구에서 처음이다. 채용이 동구 청년을 혁신도시로 들이는 길이라면, 방재단은 혁신도시에서 일하는 청년을 동네의 이웃으로 내보내는 길이다.
△ 마지막으로 동구 청년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두려움 없는 도전이 가장 위대한 미래를 만든다. 팔공산의 묵묵한 기개와 금호강의 유연한 흐름처럼 우리 청년들도 끈기 있게 버텨내며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넘어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년의 모든 걸음에 동구청장이 늘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동구의 슬로건처럼 청년들이 ‘제대로’ 꿈꾸고 ‘다르게’ 도전할 때 동구의 내일도 빛날 것이다. 청년의 미래가 곧 동구의 미래다.”
민선 9기 동구의 구호는 ‘동구 미래, 제대로 다르게’다. 예비후보 시절 그는 정주영의 “해 봤어?”를 꺼냈고, 결단하면 곧바로 실행하는 것을 기업에서 몸에 밴 강점으로 꼽았다. 선거사무실에는 “일 하나는 끝내줍니다”라고 써 붙였다. 취임 100일의 기록이 그 말을 뒷받침한다. 22개 동을 모두 돌았고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을 두 배로 늘렸다. 청년정책을 보는 진단도 기업가의 것이었다. 좋은 상품도 고객이 모르면 팔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새 사업을 보태기보다 있는 정책을 청년의 손안까지 전달하는 일부터 꺼냈다. 동구 청년정책의 혁신은 제도를 더 만드는 쪽이 아니라 제대로 닿게 하는 쪽에서 먼저 나올 것이다. 동구의 문장은 출발에 관한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가라. 그 말을 건넨 사람이 이미 먼저 뛰고 있다. 초선 네 사람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한다.
추현호 대구신문 부설 대구경북청년인재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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