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청렴도 31위, 왜 그런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기준 182개국 중 대한민국 청렴도가 31위라고 한다.

청렴도 31위, 왜 그런가?

구글 선호출처 추가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기준 182개국 중 대한민국 청렴도가 31위라고 한다. 다른 건 다 10위권 안에 들어있는데 청렴도만 31위라고 하는 건 조금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경제 규모와 국력이 커질수록 공공부문의 투명성, 그리고 공직사회의 청렴, 청렴성은 더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실천하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실제 적용이 안 되니 문제다.

한국의 국가 청렴도는 덴마크, 핀란드와 같은 1, 2위는 물론이고 아시아권의 싱가포르(3위) 홍콩(12위) 일본(18위) 대만(24위)보다 뒤졌다.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공공부문 청렴도는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역대 정부가 부패 감시망을 강화한 결과 겉으로는 공직자 재산 등록, 청탁 금지, 이해충돌 방지, 공공 정보 공개와 같은 제도적 기반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왔다. 그러나 말 따로, 조치 따로 노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일반 서민들은 직장생활 할 때는 유리 지갑이고,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성실히 납세 의무를 진다. 문제는 일부 부도덕한 기업가들과 공직자들이다. 가장 위험한 집단이 정치인이다.

권력이 있고 돈이 오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청문회에 올라온 사람들을 보니 각종 편법을 동원하여 치부한 사람들이 많았다. 일찍이 삼성 이건희 회장은 "우리나라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삼류, 기업은 이류"라고 했다.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한 말이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반부패 및 청렴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로비, 정치자금, 사법과 검찰의 청렴성 부문에서 부패 방지 이행 수준이 회원국 평균을 밑돌았다. 권력자 로비, 전관예우니, 향찰이니 하면서 봐주면 도무지 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권력 기관에 대한 감시망이 제도적으론 있는 것 같지만, 청렴 의무가 충실히 이행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그러면 아무 소용이 없다. 어쩌다 문제가 되더라도 재수가 없어서 일이 불거졌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역대 정부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소홀할수록 부패가 만연했다. 대형 국책사업이나 권력 측근이 개입한 비리 사건이 되풀이됐다. 불법 부당한 방식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이들이 꼬일수록 부패 규모도 커지게 마련이다. 권력과 권한에 걸맞은 제도적 감시망이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 대통령이 얘기한 대로 청와대, 정부, 국회부터 그렇게 해야 한다. 친소에 따라, 정파에 따라 예외가 있으면 안 된다.

1988년 탈주 인질극을 벌이던 지강헌이 말한 "유전 무죄, 무전 유죄"가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법원의 느슨한 판결도 한몫했다고 본다. 결정적인 증거가 있는데도 무죄 판결이 나는가 하면 100만 원 이하의 형식적인 판결로 무마시키면 정의를 세울 수 없다. 돈과 힘 있는 사람은 그 돈으로 유능한 변호사를 사서 죄를 가볍게, 또는 무죄로 만드는 풍토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한국의 문제는 뇌물을 주고받는 전통적 부패도 남아 있지만, 권력과 인맥을 이용한 특혜, 전관예우, 낙하산 인사, 선택적 법 집행에 대한 불신이 청렴도를 깎아 먹는 더 큰 요인이다. 장관 인선 청문회에서 국민 반대가 절반을 넘는데도 인사에서 "이슬만 먹고 사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보면 볼수록 잘한 인사"라는 변명으로 무마하려는 정신상태도 큰 문제이다.

이건희 회장이 지적한 "우리나라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삼류"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청렴도 3위 싱가포르만큼은 안 되더라도 12위 홍콩, 18위 일본 수준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강신영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