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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청년들 함께 모여 호남살이 가능성 모색하죠”

지난 25일 전남광주시 서구 화정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호사가’ 모임에서 지역 청년들이 각자의 작업을 소개하는 등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년들 함께 모여 호남살이 가능성 모색하죠”

“청년들 함께 모여 호남살이 가능성 모색하죠”

박시영 디자이너 워크숍 계기…광주서 청년 모임 ‘호사가’ 출발

농부·바리스타·잡지 발행인 등 지역 기반 협업·도전 가능성 타진

2026년 10월 26일(월) 19:20

지난 25일 전남광주시 서구 화정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호사가’ 모임에서 지역 청년들이 각자의 작업을 소개하는 등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5일 오후 전남광주시 서구 화정동의 한 카페에 청년들이 모여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이들은 안부를 물었고,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어떤 일을 하는지 질문을 건넸다. 시시콜콜한 근황으로 시작한 대화는 각자의 작업과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로 옮겨갔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에 청년들의 열정이 작은 카페를 가득 채웠다.

호남 청년 9명이 박시영 디자이너가 연 ‘워크숍-호남’에서 시작된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한자리에 앉았다.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워크숍 이후 한 달여만에 광주에서 마련된 첫 후속 모임이다. 당시 얻은 자극과 용기가 일회성 경험으로 끝나지 않도록 ‘호남 사람들의 가능성’이라는 뜻을 담은 ‘호사가’라는 이름으로 다시 모였다.

‘워크숍-호남’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곡성’ 등의 포스터를 디자인한 빛나는 스튜디오의 박시영 디자이너가 기획했다. ‘여기서 뭐 해 먹고 살까?’를 주제로 지역에서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경험과 고민을 나눴다. 호남 지역 청년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자인·영상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사들은 자신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공유했다.

박 디자이너가 워크숍을 기획하며 중요하게 생각한 것도 ‘만남’이었다. 그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이자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모임을 준비한 바리스타 유대한씨도 워크숍의 열기를 이어가고 싶었다. ‘아트브루잉’이라는 이름으로 영화와 책 등의 이야기에 어울리는 커피를 기획하며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는 그는 워크숍 이후 교류가 뜸해지는 것이 아쉬워 시간이 되는 사람끼리 가볍게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유씨는 “워크숍에서 느꼈던 열정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대규모로 만남의 장을 마련하진 못하더라도 지역사회의 작은 점을 하나씩 이어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광양에서 매실농사를 짓는 청년부터 여수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전주의 지역 매거진 운영자 등 호남 곳곳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각자의 경험과 정보를 보태며 함께할 방법을 찾았다. 일러스트 작가 그림에 어울리는 커피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나왔고, 매실농사 이야기는 음료 개발과 농장 체험에 대한 궁리로 이어졌다. 서로 다른 일을 하던 이들의 경험이 만나자 혼자서는 떠올리지 못했던 조합이 생겨났다.

커피를 사이에 둔 대화에는 거창한 성과나 완성된 계획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직 구체화하지 못한 구상도, 혼자서는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도 화제가 됐다. 대화 속에서 거듭 등장한 것은 워크숍에서 배운 실행의 태도였다. 충분히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일단 시도해보라는 박시영 디자이너의 독려가 참가자들에게 용기를 줬다. 공연 협업을 제안하거나 SNS 계정을 만들어 농사와 영화에 관한 콘텐츠를 올리는 등 저마다 작은 시도를 시작하고 있었다. 실패하더라도 무언가 해본 흔적은 남는다는 생각이 다음 행동을 이끌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데 따르는 고민도 오갔다.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어도 인프라나 지원 등이 부족한 탓에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있었지만, 참가자들은 구상을 꾸준히 밖으로 알리고 실제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협력과 지원을 끌어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나눴다.

“서울 아니면 시골이라는 말을 깨고 싶습니다.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다 같이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사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시도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힘을 합치고 싶다는 마음이 어우러진 모임은 3시간 넘게 이어졌고 새로운 도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글·사진=윤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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