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자가 5년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린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8일 발표한 ‘2026년 2월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7%로 2021년 2월(10.1%) 이후 같은 달 기준 가장 높게 나왔다. 4년 만에 가장 높게 오른 전체 실업률(3.4%)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 만 15세 이상 취업자는 2841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3만 4000명 늘었는데, 청년층은 되레 14만 6000명이 줄었다. 한창 일할 나이인 청년층 일자리는 인구 감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왜 그럴까.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 근본적인 배경은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 아래 대기업의 정규직 해고가 웬만해선 불가능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청년 신규 채용을 가로막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기업 입장에서 한번 정규직을 뽑아 놓으면 불황에 대응이 안 되니 다시는 안 뽑는다”면서 고용 유연성을 주문한 이유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무엇보다 정규직 고용을 꺼리는 기업이 신규 채용을 하더라도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일자리를 대체하는 풍토도 따지고 보면 경직적인 구조가 낳은 부산물이다. 여기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정규직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노조까지 상대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그 대상이 되는 청년층을 아예 채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짙게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월 고용동향에서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가 7.1%(10만 5000명) 줄어든 것은 보편화한 AI 활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는 그간 기업의 청년 인턴 채용을 지원하고, AI 교육과 직업훈련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시행했으나 경직된 노동시장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루빨리 노동개혁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도, 대타협을 위한 사회적 대화는 아직 시동조차 걸지 못해 답답할 지경이다. 노·사·정 협의체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지 1년이 넘었다. 친 노동자 위주의 이번 정부 들어서도 노동개혁 의제 채택에 난항을 겪어오다가 지난 18일 민주노총이 빠진 채 부랴부랴 출범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경사노위가 세운 첫 공론화 의제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였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세대 간 일자리 충돌이 청년고용 위기의 본질이다. 그간 노사가 협력해 인력 재배치나 직무 전환 등 현장에서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을 도입한 예도 드물다. 노동개혁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고질적인 이중구조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데 지난 10일부터 시행된 ‘노봉법’이 혹시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기업이 청년층 고용을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노봉법 때문으로 보인다. 다소 늦게 출발한 경사노위의 첫 과제는 우선 청년 일자리부터 늘리는 일이다. 그 일에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청년 일자리는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경북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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