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준엽 시사유튜버 (대한민국 청아대)
검찰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입법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사법제도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안전망이다. 최근 여당이 추진하는 보완수사권 폐지 역시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할 사안이다. 제도를 바꾸는 목적이 권한의 이동이 아니라 국민의 권익 보호에 있다는 점을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에서 부족하거나 누락된 부분을 보완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다. 이를 폐지하면 경찰 수사의 오류가 그대로 사건의 결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성범죄 사건에서 CCTV나 휴대전화 포렌식이 미흡한 경우, 전세사기 사건에서 계좌추적이나 공범 확인이 부족한 경우처럼 보완수사가 진실 규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반대로 충분한 보완수사를 통해 억울한 피의자가 무죄를 입증하는 경우도 있다. 보완수사권은 검찰만을 위한 권한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형사사법제도는 어느 한 기관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견제하고 보완하는 구조여야 한다. 따라서 권한을 없애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안과 안전장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 충분한 준비 없이 기존 제도만 없애는 것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위험한 실험이 될 수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입법 방식이다. 과거 민주당은 거대 여당 시절 이른바 부동산 3법 등을 충분한 검토 없이 밀어붙였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후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국민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라면 예상되는 후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국회의 기본 책무다. 더욱이 형사사법제도는 한 번 잘못 설계되면 그 피해가 특정 기관이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검찰개혁 역시 마찬가지다. 법조계와 학계, 수사기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를 거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다수 의석만 믿고 밀어붙이는 입법은 민주주의의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국민의 신뢰를 얻는 개혁은 속도가 아니라 과정의 정당성과 결과의 완성도에서 나온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오만과 독선은 결국 민심의 심판을 받는다. 여당은 그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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