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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간기획-초고액자산가 전쟁] PB 넘어 IB까지…증권사, '가문 자산관리...

특히 IT·벤처기업 창업자와 2·3세 경영인 등 젊은 자산가 비중이 확대되면서 비상장 주식과 기업 지분... 공격적 자산 배분을 선호하는 2세 경영인과 IT 창업가 등 젊은 초고액자산가를 겨냥해 비상장 주식 투자와...

[창간기획-초고액자산가 전쟁] PB 넘어 IB까지…증권사, '가문 자산관리...

고령화·세대교체 맞물려 안정적 자산 승계 수요 급증

상속·증여·신탁·비상장 지분까지…서비스 영역 확대

패밀리오피스, 자금 수탁 넘어 경제 컨트롤타워 진화

“세무·법률·IB 유기적 결합, 미래 금융시장 성패 좌우”

초고액자산가들을 상대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이 재무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Google Gemini

국내 증권사들이 수백억원대의 금융자산을 손에 쥔 초고액자산가 고객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의 증권사 초고액자산가 고객 유치 전략의 핵심에는 단순한 ‘자산 관리’를 넘어 ‘가족 경영’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단순히 수익률 좋은 상품을 제안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증권사 PB센터는 가문의 영속성을 설계하는 ‘패밀리오피스 2.0’을 표방하며, 투자은행(IB) 기능과 세무 관리·법률 자문·신탁을 결합한 고차원적 사업 모델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데일리한국>은 초고액자산가 고객층을 잡기 위한 국내 증권가의 현주소를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주>

[데일리한국 정백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초고액자산가 유치 경쟁이 단순 투자상품 판매를 넘어 ‘가문 단위 자산관리’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존 프라이빗뱅커(PB)가 주식·펀드 등 전통 금융상품 중심의 자산관리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투자금융(IB) 기능까지 결합되며 상속·증여·세무·신탁·비상장 지분 관리까지 포괄하는 형태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자산가들의 고령화가 심화하고 기업 경영진의 세대교체도 본격화되면서 초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은 단순 수익률보다 원활한 자산 승계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패밀리오피스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회계사·세무사·변호사 등 전문 인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금융자산과 부동산, 법인 지분, 세무·법률 이슈 등을 종합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와 신탁 서비스를 강화하며 상속·증여·가업 승계 자문 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초고액자산가 시장의 성격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동안 PB의 핵심 목표는 금융소득 확대에 맞춰졌으나, 최근에는 초고액자산가 수요 자체가 늘어난 데다 기업가형 자산가 비중이 확대되면서 자산관리 목적이 단순 금융자산 증식에 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IT·벤처기업 창업자와 2·3세 경영인 등 젊은 자산가 비중이 확대되면서 비상장 주식과 기업 지분, 해외자산 등 복합 자산을 아우르는 상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주요 변화로 꼽힌다.

신탁 서비스의 확장도 주목된다. 신탁은 고객이 금융회사에 자산을 맡기고 관리·처분 방식을 사전에 설계하는 제도로, 과거 단순 금전신탁 중심에서 최근에는 유언대용신탁, 증여신탁, 치매 대비 신탁 등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어 사후 자산 분배 방식을 미리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령층 초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 일반 유언장보다 집행 절차가 명확하고 분쟁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장점으로 꼽힌다.

증권사들이 패밀리오피스와 신탁 서비스 강화에 공을 들이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수익 구조 다변화 필요성이 거론된다. 개인 위탁매매 중심 수익 구조만으로는 안정적 실적 확보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장기 고객 기반 확보가 가능한 자산관리 사업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초고액자산가 고객은 일반 고객 대비 거래 규모가 크고 장기 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개인 자산관리뿐 아니라 기업 자금 운용,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자금 조달 등 다양한 IB 비즈니스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핵심 고객군으로 꼽힐 수밖에 없다.

이에 주요 증권사들은 향후 초고액자산가 시장 경쟁이 단순 상품 판매보다 세무·법률·신탁·기업금융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고 관련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패밀리오피스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움직여온 삼성증권은 본사의 자기자본 투자에 고객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는 모델을 정착시켰다. 기관투자가 중심이었던 클럽딜 투자 기회를 제공하며 고객 자산을 새로운 투자처로 연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H투자증권은 ‘기관투자가급 서비스’를 내세워 초고액자산가 대상 IB 연계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인수금융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 관련 투자 기회 제공을 강화하며 투자 선택 폭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GWM(Global Wealth Management)을 통해 ‘가족 법인’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자산 소유권은 이전하면서도 창업주의 경영 통제권은 유지할 수 있도록 법적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M&A나 IPO 이후 대규모 현금을 확보한 창업주들을 대상으로 한 패밀리 거버넌스(가족 간 자산 운영 원칙) 구축 자문은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신탁 서비스 강화에 방점을 둔 증권사도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유언대용신탁과 기부형 신탁 등 다양한 신탁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기부형 신탁은 일부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가문의 명예를 높이고 상속세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고령층 초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격적 자산 배분을 선호하는 2세 경영인과 IT 창업가 등 젊은 초고액자산가를 겨냥해 비상장 주식 투자와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에 나서는 증권사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투자 기회를 패밀리오피스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배분 역량은 해외 체류 자산가나 해외법인 지분 보유 자산가들에게 주요 투자 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디지털자산에 익숙한 고객을 위해 블록체인 기반 토큰증권(STO)과 실물연계자산(RWA)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빌딩이나 미술품 등 고가 실물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해 자산관리의 편의성과 유동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PB 경쟁의 핵심이 수익률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고객 가문 자산의 안정적 관리와 이전 성과가 핵심으로 떠올랐다”며 “앞으로는 세무·법률·신탁·기업금융을 아우르는 종합 자산관리 체계 확립이 초고액자산가 시장 공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패밀리오피스는 단순히 돈을 맡기는 곳이 아니라 가문의 경제 활동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로 진화하고 있다”며 “IB 역량과 신탁·세무 전문성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증권사가 결국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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