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국립공원과 달천의 생물다양성 지탱하는 버팀목
최근 공원자원조사서 생태 가치 주목
쌍곡계곡서 달천수계 첫 팔색조 출현
이끼도롱뇽, 쌍곡계곡에 서식 가능성
서식 어류 32종의 52% 한국 고유종
외래꽃사슴 쌍곡지구까지 확산 확인
▲ 충북 괴산군의 명산 덕가산과 칠보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쌍천 수계인 각연사계곡을 흐르고 있다. 각연사계곡은 이끼도롱뇽의 서식 가능성이 큰 곳이다. / 김성식
[김성식 환경생태 전문기자] 쌍천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 분지리 백화산에서 발원해 괴산군 연풍·장연·칠성면 지역을 거쳐 칠성면 두천리에서 달천과 합류하는 약 28km의 하천이다. 연풍면 행촌리에서는 수옥폭포 쪽에서 흘러드는 원풍천을, 칠성면 쌍곡리에서는 쌍곡계곡에서 흘러드는 행목동천을 받아들인다.
쌍천이란 명칭은 연풍지역에서 유래했다. 분지리 백화산에서 발원한 쌍천의 상류부를 삼풍천이라고도 하는데, 이 삼풍천과 수옥폭포 쪽의 원풍천이 만나 하나의 하천을 이룬다 해서 쌍천(雙川)이라 불렀다고 전한다.
행목동천이 흐르는 쌍곡계곡은 금강산에 빗댈 정도로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물이 맑아 예부터 수많은 문인과 유학자들이 찾아 풍류를 즐긴 곳이다. 특히 기암괴석과 폭포, 소(沼), 노송이 어우러져 비경을 이루는 아홉 곳이 쌍곡구곡[호롱소·소금강·병암(떡바위)·문수암·쌍벽·용소·쌍곡폭포·선녀탕·마당바위(장암)]으로 설정돼 있어 찾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묶음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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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6주년 특별기획] 달천, 50주간의 생태기록 17. 괴산호 구간 ③
▲ 2024 속리산국립공원 공원자원조사에서는 외래꽃사슴(대만꽃사슴)이 쌍곡지구까지 확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속리산국립공원 사무소의 포획용 울타리에 갇힌 외래꽃사슴. / 속리산국립공원 사무소
# 달천 수계의 생태적 자존심
속리산국립공원의 4개 관리지구(법주사·화북·화양동·쌍곡지구) 가운데 주목해야 할 곳이 쌍곡지구다. 군자산·남군자산·칠보산·덕가산·보배산 등의 명산이 빚은 쌍곡계곡·각연사계곡·갈론계곡을 중심으로 달천의 생태적 자존심을 지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쌍곡계곡과 각연사계곡을 품은 쌍천은 그 자체의 생태적 가치도 크지만 속리산국립공원, 나아가 달천의 생물다양성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는 자료가 2024 속리산국립공원 공원자원조사 보고서다. 2024년 1~12월 실시한 당시 조사에서는 포유류·조류·어류 등 여러 분야에서 쌍곡지구가 관심을 끌었다.
먼저 포유류 분야다. 당시 조사에서 확인된 쌍곡지구의 포유류는 7목 12과 18종으로, 화양지구 5목 9과 16종, 화북 및 법주사지구 각 4목 8과 15종보다 많다. 쌍곡지구의 포유류로는 고라니·노루·외래꽃사슴·멧돼지·너구리·삵·오소리·담비·족제비·수달·멧토끼·고슴도치·두더지·다람쥐·청설모·등줄쥐·대륙밭쥐·안주애기박쥐가 확인됐다.
법정보호종인 수달(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천연기념물), 담비(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삵(〃)이 확인되고 최근 개체 수가 현격히 줄고 있는 한반도 고유종 멧토끼도 관찰됐다. 특별히 관심 끄는 부분은 외래꽃사슴이 쌍곡지구까지 확산한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속리산국립공원의 외래꽃사슴은 1980년대 속리산에 유입된 대만꽃사슴으로 알려져 있다. 유입 개체들이 생존해 서식지를 넓혀가면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자 2025년 12월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됐다. 당시 조사에서는 속리산이 위치한 법주사지구는 물론 화북·쌍곡지구까지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24 속리산국립공원 공원자원조사에서는 달천 수계인 쌍곡지구(쌍곡계곡)와 화북지구에서 처음으로 팔색조(사진)가 관찰돼 주목받았다. / 김성식
# 팔색조 첫 관찰 ‘주목’
쌍곡지구의 조류 조사에서도 중요한 결과가 나왔다. 당시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쌍곡계곡을 중심으로 들꿩·멧비둘기·벙어리뻐꾸기·뻐꾸기·팔색조·쇠딱다구리·큰오색딱다구리·까막딱다구리·직박구리·울새·흰배지빠귀·되지빠귀·숲새·쇠솔새·산솔새·큰유리새·오목눈이·쇠박새·진박새·어치·큰부리까마귀 등 37종이 확인된 가운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천연기념물인 까막딱다구리와 팔색조가 확인돼 주목받았다.
이중 국제보호종[IUCN 적색목록 취약종(VU)]이기도 한 팔색조는 속리산국립공원은 물론 달천 수계에서 처음 관찰된 종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더욱이 팔색조는 최근 국내에서 서식지를 점점 넓혀가는 중이어서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시 조사에서는 쌍곡지구 외에 화북지구에서도 팔색조가 관찰됐다.
대전·충남지역에서는 2017년 7월 대전 식장산에서 팔색조의 번식 장면이 관찰된 데 이어 2021년 6월에는 공주시 관내에서 번식 중인 팔색조가 관찰되는 등 출현 횟수가 느는 추세다.
▲ 2024년 조사에서 속리산국립공원 쌍곡지구의 갈론계곡에서 관찰됨에 따라 인근의 쌍곡계곡과 각연사계곡에도 서식 가능성이 높아진 이끼도롱뇽. / 김성식
# 어류목록 32종…절반이 한국 고유종
2024 속리산국립공원 공원자원조사에서 확인된 쌍곡지구의 어류상은 7과 23종으로 화양지구 7과 22종, 화북지구 3과 5종, 법주사지구 10과 20종에 비해 가장 많다.
하지만 당시 조사지점 중 괴산호(갈론계곡 초입부, 18종 채집)를 제외한 쌍천 수계(쌍곡계곡, 각연사계곡)의 어류상은 8종(쉬리·돌고기·버들치·참갈겨니·참종개·눈동자개·꺽지·동사리)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 범위가 속리산국립공원 내에 한정돼 있어 쌍천 전 수역의 어류 조사 결과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2024 공원자원조사 이전까지 밝혀진 쌍천의 어류상은 모두 31종이었다. 향어·붕어·줄납자루·묵납자루·납지리·가시납지리·참마자·돌고기·가는돌고기·쉬리·몰개·긴몰개·왜몰개·돌마자·모래무지·버들치·피라미·참갈겨니·미꾸리·미꾸라지·새코미꾸리·점줄종개·참종개·종개·메기·미유기·퉁가리·눈동자개·꺽지·얼룩동사리·밀어 등이다.
따라서 2024 공원자원조사에서 새롭게 확인된 동사리 1종이 추가돼 쌍천의 어류상은 32종으로 늘어났다. 쌍천의 법정 보호어종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묵납자루·가는돌고기 2종이다. 한국 고유종은 16종(줄납자루·묵납자루·가시납지리·몰개·긴몰개·가는돌고기·돌마자·쉬리·참갈겨니·참종개·새코미꾸리·퉁가리·미유기·눈동자개·꺽지·얼룩동사리)으로 전체의 50%에 이른다. 외래종은 향어 1종이다.
# 멸종위기 Ⅱ급 ‘구렁이’ 서식
파충류 분야의 조사 결과 쌍곡지구 내 쌍곡계곡과 각연사계곡에서는 8종의 뱀류(아무르장지뱀·누룩뱀·구렁이·유혈목이·대륙유혈목이·능구렁이·쇠살모사·까치살모사)가 확인됐다.
이중 구렁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갈수록 개체 수가 줄어들어 관찰하기가 매우 어려운 희귀종이다. 대륙유혈목이는 국외 반출 승인대상 종이다.
▲ 충북 괴산군 장연면 송덕리(달천 지류 쌍천 수계)에 있는 미선나무 자생지와 미선나무 열매. / 김성식
# 이끼도롱뇽 서식 가능성
쌍천 수계인 쌍곡계곡과 각연사계곡에 서식하는 양서류는 도롱뇽·한국꼬리치레도롱뇽·무당개구리·두꺼비·물두꺼비·큰산개구리·계곡산개구리·참개구리·옴개구리 등 9종이 확인됐다.
당시 조사에서는 쌍곡지구 내 갈론계곡에서 속리산국립공원 4개 지구 중 유일하게 이끼도롱뇽이 관찰돼 주목받았다. 이끼도롱뇽은 미주도롱뇽과의 ‘허파 없는 도롱뇽’으로 학명
(Karsenia koreana)
과 영명(Korean crevice salamander)이 말해 주듯 우리나라에만 사는 고유종이다. 미주도롱뇽과의 도롱뇽은 본래 북미와 유럽 일부 지역에만 사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2000년대 초반 대전 장태산에서 처음 발견된 후 아시아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이끼도롱뇽이 발견된 갈론계곡은 같은 속리산국립공원 쌍곡지구 내의 쌍곡계곡, 각연사계곡과 인접해 있는 데다 양서류의 서식 환경도 흡사해 전문가들은 이들 계곡에도 이끼도롱뇽이 서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 달천의 대표 식물 ‘미선나무’ 자생
쌍천 수계에는 매우 소중한 식물유전자원이 자생한다. 달천을 대표하는 미선나무다.
미선나무는 세계에서 단 1속 1종만 있는 한국 고유종이다. 첫 발견지인 충북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에서는 천연기념물 지정 후 얼마 안 가 자생지가 훼손돼 7년 만에 지정 취소됐고, 이후 발견된 자생지 5곳(충북 4, 전북 1)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충북 4곳 중 3곳이 괴산군 내 달천 수계에 있으며 그중 2곳(장연면 송덕리, 칠성면 율지리)이 지류인 쌍천 수계(장연면 추점리 자생지는 석문동천 수계)에 있다.
미선나무는 한때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었으나 지금은 산림청 희귀식물이다.
김성식 환경생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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