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참성단] 삼전닉스의 양지와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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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2 18면
반도체 열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삼전닉스)의 경이적인 흑자 행진이 나라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주식시장은 시총의 절반을 차지한 삼전닉스의 당일 주가에 따라 매수·매도 사이드카를 교차 발령하며 출렁인다. 성과급을 두둑이 챙긴 삼전닉스 직원들의 주택 쇼핑에 동탄 등 셔세권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삼전닉스 성과급이 대기업 노조 임금투쟁 기준이 됐고, 정부도 삼전닉스 법인세 특별관리에 나섰다. 영호남 자치단체들을 삼전닉스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 나라와 국민이 삼전닉스의 양지와 그늘로 분리된 형국이다.
교육과 취업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21일 종로학원이 공개한 2026년 서울 소재 반도체 계약학과 정시 합격 평균 점수가 놀랍다.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서강대의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자의 수능 국어·수학·탐구 평균점수가 서울대 자연대 합격자보다 높았단다. 한양대는 지방대 의대 정시 평균 합격점수보다 높았는데, 2027년 정시에선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 점수가 서울권 의대를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당연한 현상이다. 자녀의 최상위 계층 진입을 위해 4세 유치원 고시, 7세 학원 고시를 불사하는 사회다. 최종 경쟁의 종착지는 의대였다. 반도체 열풍으로 순식간에 역전됐다. SK하이닉스가 억대 돌파로 연 반도체 성과급을 삼성전자가 3년에 수십억원대로 확대시킨 건, 산업역사의 혁명적 장면이다. 삼전닉스 반도체 사업부 사원증만 목에 걸면, 몇년 만에 수십억원의 성과급으로 경제 생태계의 최정점에 선다. 삼전닉스가 학비 전액을 부담하고 채용을 보장한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증 앞에 의대 합격증은 초라해진다.
반도체 산업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SK하이닉스의 채용 혁신이 증거다. 6월 신입사원 모집 요강에서 학력제한을 폐지했다. 고졸이 연구·개발 분야에, 대졸이 생산현장 분야에 지원할 수 있다. 잠재력만 있다면 직접 가르치고 훈련해서 전문가로 육성하겠다는 의도다. 반도체 특성화고, 반도체 계약학과뿐 아니라 전국의 인재에게 입사 문호를 개방한 이유다. 삼성도 뒤따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인재 모집 경향이다. 이렇게 되면 교육현장 전체가 삼전닉스 입사를 위한 전면전에 휩싸인다.
삼전닉스의 명암이 극단적이다. 열광의 한편에 우려가 돋는다. 나라와 국민이 삼전닉스의 지속가능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상이 고착될까 봐 그렇다.
/윤인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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