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안보위기 경보 발령에 따른 에너지절약 국민행동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25일 0시부터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의무화한 데 이어 주요 대기업들도 자발적 차량 운행 제한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중동 전쟁 확대·장기화로 원유·천연가스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공공기관은 차량 5부제 등으로 솔선수범하고, 국민들께서도 대중교통 이용과 생활 절전 등 에너지 아껴 쓰기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부, 공공기관 의무·민간 자율…위기경보 '경계' 시 민간도 강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 '주의' 경보 발령에 따른 에너지 절약 대응 계획을 보고했다.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는 25일 0시부터 의무 시행으로, 전기차·수소차는 제외되며 장애인·임산부·미취학 아동 동승 차량도 대상에서 빠진다. 공공기관에 대한 차량 운행 제한 조치는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민간 부문은 우선 자율 참여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만 위기경보가 현재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될 경우 민간까지 의무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간까지 강제 시행될 경우 걸프전이 일어난 1991년 이후 35년 만의 전면 부제 시행이 된다.
제조업계 선제 대응…현대차·HD현대·포스코 이미 가동 중
제조업계에서는 이미 선제 대응에 나선 곳들이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은 2006년부터 차량 5부제를 자체 시행해 왔으며, 내부적으로 부서별 자율 재택근무제도 병행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23일 전 그룹사와 사업장을 대상으로 차량 10부제 도입을 공지했다. 자동차 번호 끝자리와 날짜 끝자리가 같은 날 운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율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 HD현대는 차량 운행 제한 외에도 석유화학 파생상품 사용 절감, 사무실 소등, 생산 현장 설비 유휴시간 전원 차단 등 전사적 에너지 절감 조치를 함께 시행한다.
포스코는 2008년부터 차량 5부제를 운영 중이며, 최근 냉난방·조명 운영 최적화를 포함한 추가 에너지 절감 활동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수원 본사 등 주요 사업장에서 차량 10부제를 상시 운영해 왔다. 한화그룹도 5부제 또는 10부제 도입을 검토 중이며, LG와 SK도 정부 권고에 따라 내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금융권, 전 계열사 차량 5부제…소등·ESG 캠페인도 병행
금융권에서도 5대 금융그룹이 일제히 동참했다. KB금융그룹은 25일부터 전 계열사 임직원 업무용 차량과 출퇴근 차량 전반에 차량 번호 끝자리 기준 주 1회 운행 제한을 적용한다. 영업점 업무용 차량과 장애인·임산부·유아 동승 차량, 친환경 차량은 제외한다.
NH농협금융도 24일 전 계열사에 차량 5부제를 즉각 도입했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전 임직원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 국가적 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23일부터 전 그룹사 임·부서장 업무용 차량에 5부제를 확대 시행 중이며, 본사 및 자가건물 소등 조치도 병행한다.
하나금융은 25일부터 전 임직원 대상 차량 5부제를 시행하면서 공조 시스템 효율화, 야간 경관 조명 소등 등 종합 에너지 절감 대책을 함께 추진한다.
우리금융도 24일 차량 5부제 강화와 함께 임직원 주 1회 대중교통 이용 유도, 영업점 에너지 소비 모니터링 강화 등을 포함한 자체 에너지 절약 비상대책을 발표했다.
산업계 전반 확산 전망…석유 다소비 상위 50개 업체는 정부 절감 계획 제출 요청
정부는 민간 기업에 대해 단순 참여 독려를 넘어 실질적 압박 수단도 마련했다. 석유류 사용량 상위 50개 업체를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 계획을 수립해 제출하도록 요청하되, 목표 달성 시 에너지절약시설 융자사업 우선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상위 50개 업체는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전체 석유류 사용량의 약 91.4%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인사이드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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