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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엄마’,‘지하철 안내방송’ 성우 강희선씨 별세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봉미선과 전국 지하철 안내방송 목소리로 대중에게 친숙한 성우 강희선씨가 4일 오전 2시10분쯤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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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엄마’,‘지하철 안내방송’ 성우 강희선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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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4 09:46

성우 강희선씨. 투니버스 ‘짱구는 못말려’, tvN ‘유 퀴즈 온더 블럭’ 캡처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봉미선과 전국 지하철 안내방송 목소리로 대중에게 친숙한 성우 강희선씨가 4일 오전 2시10분쯤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5세.

서울 출신인 고인은 중경고와 서울예전 방송연예과를 졸업했으며, 배우를 꿈꾸다 지도교수의 권유로 성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9년 TBC 성우극회 10기로 입사한 뒤 1980년 언론 통폐합에 따라 KBS 성우 15기로 분류돼 활동을 이어갔다. 첫 더빙을 맡았던 애니메이션 ‘빨간 머리 앤’을 시작으로 고인은 생전 “베르사유의 장미, 공각기동대, 캡틴 플래닛 등 원 없이 작업한 것 같다”고 회상한 바 있다.

1980~1990년대 외화 더빙 전성시대에는 샤론 스톤, 미셸 파이퍼,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먼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목소리를 전담했다. 고인은 2024년 한 방송에 출연해 “샤론 스톤은 끈적거리지 않고 도발적이에요.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마라는 느낌”이라며 “줄리아 로버츠는 말하기 전에 꼭 입을 벌린다”고 생생하게 묘사하기도 했다.

1996년부터는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부산 지하철 1~4호선의 안내방송을 맡아 ‘지하철 목소리’로도 널리 알려졌다. 훗날 코레일이 운영하는 일부 노선 안내가 기계음으로 교체된 것을 두고 고인은 “가서 (기계음을) 들어봤더니 사람의 정서가 없더라”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이 열린 지난 10월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장한 성우 강희선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봉미선)와 맹구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인은 “짱구야, 우리 짱구는 아주 멋진 아들이야 알지?”, “자식이 위기에 빠졌는데, 가만히 있을 부모가 이 세상에 어디 있어? 그런 부모는 어디에도 없어. 부모에게 자기 자식은 목숨보다 소중해!”, “너희는 아직 어려서 엄마 마음을 잘 모르지만…엄마들은 다 그래, 그게 바로 엄마라는 거야. 엄마는 절대 널 미워하지 않아!”와 같은 명대사를 남기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 외에도 ‘무한지대 큐!’, ‘비타민’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내레이션을 맡아 활약했다.

2021년 대장암의 간 전이 진단과 함께 2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음에도 고인의 연기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47차례에 걸친 항암 치료 중에도 14시간30분 동안 짱구 극장판 녹음을 강행했고, “지하철 안내방송은 병실에서 녹음한 적도 있다”고 밝힐 만큼 직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고인의 아들 안은석씨는 어머니에 대해 “항상 성우 일에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사랑하신 분이었다”고 전했다.

고인은 2002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외화연기상, 2005년 최우수연기상, 2018년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으며 공로를 인정받았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KBS 성우극회장과 한국성우협회 수석 부이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1남 1녀(안은석·안지선)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 오전 7시40분이다.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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