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2시간 만에 예수 그림 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렸다가 삭제했던 인공지능 생성 그림. 자신을 환자를 치유하는 예수로 묘사했다. 이 그림은 보수 논객 닉 애덤스가 지난 2월 소셜미디어 엑스에 게시한 이미지를 변형한 것이다. 트럼프가 공유한 버전에서는 배경의 미군 실루엣이 뿔 달린 악마 형상으로 변형됐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 레오 14세를 비난하며 자신을 예수로 묘사한 그림을 게재한 이른바 ‘도널드 예수’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자신을 환자를 치유하는 예수처럼 묘사한 인공지능(AI) 그림을 공유했다가 13일 오전 삭제했다. 자신을 지지했던 보수 기독교 우파 진영 등의 비난이 거세지자 12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하거나 참칭하는 것은 기독교에서 신성모독이자 이단 행위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예수가 아니라 의사로 생각했다며 “가짜뉴스만이 그렇게(예수로) 생각한다”고 기자들에게 변명했다. 그는 시비에스(CBS)와 회견에서도 “나는 그 그림에서 나를 치료 중인 의사로 봤다”며 “나는 사람들을 좋게 해주는 의사와 같다. 그게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림을 내린 데 대해서는 “누구라도 혼동하지를 않기를 바랐다. 사람들이 혼동한다”고 말했다.
게시물에 대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보수 기독교 진영에서 강한 반발이 제기됐다. 보수 논객인 라일리 게인스는 “왜 이런 게시물을 올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겸손이 필요하며 신은 조롱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보수 매체 데일리와이어의 작가 메건 배셤도 “경악스러운 신성모독”이라고 말했다. 같은 매체의 진행자 이저벨 브라운도 “불쾌하고 용납할 수 없는 게시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게시물을 철회한 것은 지난 2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한 동영상 이후 두번째다. 당시 그는 그 게시물을 참모들이 올린 것이라며 빠져나갔다.
‘도널드 예수’ 파문으로 불린 이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 레오 14세와 설전하는 가운데 나왔다. 교황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을 포함한 미국 외교정책이 “전능함에 대한 착각”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을 “범죄에 약하다” “급진 좌파에 영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레오 14세가 자신 덕에 교황이 됐다고도 주장했다. 교황은 알제리행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전쟁을 계속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미국 가톨릭교도의 이반을 가속화한다고 액시오스는 분석했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은 가톨릭교도 사이에서 상대보다 10~20%포인트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교도들은 미국에서 최대 선거 유동층인데,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줄고 있다. 앤드루 체스넛 버지니아코먼웰스대학교 가톨릭학 교수는 “교황을 겨냥한 그런 공개적인 공격이 서구 기독교 국가에서 나온 적은 없다”며 가톨릭교도들은 이를 자신들의 종교에 대한 공격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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