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증시 활황에 농특세 세수 급증…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검토
중앙일보
국내 증시 활황으로 올해 농어촌특별세(농특세) 세수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늘어난 세수를 바탕으로 사업 대상 지역을 넓히고 지급액을 인상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농특세 누적 징수액은 5조73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농특세 수입(9조20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선 규모로, 전년 동기보다 3조4000억원 증가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2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인 경상남도 남해군 이동면의 한 로컬푸드매장을 찾아 사업 효과 등을 점검한 뒤 주민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인구감소 지역 주민에게 매달 1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사업이다. 연합뉴스
농특세는 증권거래세·부동산 취득세·종합부동산세 등에 일정 비율을 얹어 부과하는 목적세다. 최근 주식거래대금 급증으로 증권거래세 연동분이 크게 늘며 세수가 불어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올해 농특세 수입을 13조6000억원으로 추계하고 있다. 올해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 지출 예산 규모가 7조3000억원이라, 상당한 규모의 여유 재원이 발생하게 된다.
농식품부는 이런 여유 재원이 농어촌 기본소득 상설화와 지원 규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재정 당국과 관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월 15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제도로, 현재 69개 군 가운데 17곳에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런 구상은 이재명 대통령도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벨기에 방문 중 자신의 엑스(Xㆍ옛 트위터)에 “최근 주식시장 활성화로 농특세가 수조원대로 늘어나고 있다”며 “농특세를 농어촌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해 지급액을 높이면 일석다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시범사업이 진행된 10개 지역의 인구는 지난해 9월 이후 올해 5월까지 4.7% 증가했고, 기본소득 사용 가맹점 수도 같은 기간 13.5% 늘어났다.
국회에서도 농어촌 기본소득 상설화를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기본소득 상설화 근거 등을 담은 농어촌 기본소득법을 통과시켰다. 연내 본회의 통과가 목표다.
다만 재정 부담은 넘어야 할 과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현재 시범사업과 같은 방식으로 인구감소지역 69개 군 전체 주민에게 월 15만원을 지급할 경우 연간 4조9010억원이 필요하다. 대상 지역을 전국 읍ㆍ면으로 더 확대하고 지급액을 월 20만원으로 올리면 연간 23조1033억원의 재정이 소요된다.
재원 안정성도 변수다. 농특세는 주식 거래 규모 등에 따라 세수 변동성이 크다. 코로나19 이후 증시 호황기였던 2021년에는 8조9000억원이 걷혔지만, 국내 증시가 침체됐던 2023년에는 6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증시 부진기에 세수가 급감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세종=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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