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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동발 나프타 부족, 의약품도 포장재 수급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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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나프타 부족, 의약품도 포장재 수급 대비 필요

의약품 도매업체 10년새 2배

25년 품절 의약품 658개 급증

원료 나프타 인상 생산 차질

소아용 해열제 등 필수 상비약 품절 사태가 확산 중이다. 난립한 의약품 도매상들의 경쟁적 재고 확보로 인한 유통망 왜곡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포장재 원료(나프타) 공급난이 맞물린 결과다. 기존 재고가 바닥나는 6월 수급 고비에 맞춰 정부 차원의 선제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항생제와 소아용 해열제 등 필수 상비약 품절 사태가 약국가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기형적인 의약품 유통 구조가 낳은 고질적인 수급 불균형에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포장재 원료 공급난까지 겹치면서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배 많은 도매상··· 꼬여버린 유통 구조

9일 제약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다수의 국내외 제약사가 최근 유통업체와 의료기관에 소아 호흡기 치료제(벤토린과 풀미칸 등)를 비롯한 자사 의약품 품절 및 공급 중단 공문을 발송했다.

이 같은 공급 불안정은 매년 악화하는 추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공급 중단 및 품절로 신고된 의약품은 658개에 달했다. 2022년 2개 2023년 29개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업계는 근본 원인으로 유통망 난립을 지목한다. 국가통계포털(KOSIS) 기준 국내 의약품 도매 업체 수는 2025년 3999곳으로 집계됐다. 2014년(1966곳) 대비 10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의약품 제조소(316곳)보다 10배 이상 많은 규모다. 도매 업체가 경쟁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지방에는 약이 남아돌고 수도권에는 동이 나는 등 심각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유통 과정에서의 편법 행위도 문제다. 인기 품절약을 미끼로 비인기 의약품을 강매하거나 이른바 끼워팔기를 강요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제약사 자율 신고에 의존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나 국민건강보험법 등에 명시된 법적 근거가 부족해 실질적인 제재나 관리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미·이란 전쟁 불똥··· 6월 소아용 해열제 수급 고비

여기에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까지 덮쳤다.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세가 포장재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 불안과 가격 인상(15%)을 야기했다.

제약사 일반의약품(OTC) 생산본부는 매주 비상대책회의를 가동 중이다. 나프타는 병 캡과 파우치 형태 스틱포 내면 비닐을 만드는 데 쓰이는 필수 소재다. 생산 설비 변경과 안정성 재시험 등 문제로 타 원료로의 대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는 확보해 둔 2~3개월 치 재고가 소진되는 오는 6월을 수급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가장 우려가 큰 품목은 소아용 해열제다. 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 계열 소아용 해열제는 복약 편의성 때문에 대다수가 스틱 파우치 형태로 생산된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하남시의 한 개업 약사는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소아용 해열제는 파우치 형태가 아니면 복용 자체가 어려워 부모들의 필수 상비약"이라며 "나프타 부족으로 인한 스틱포 품절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 대책은 여전히 수액백과 주사제 등 무균 제제에 집중돼 있다. 독감·코로나19·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동시 유행하는 트리플데믹 상황에서 소아용 상비약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현재 평시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현 시점 기준으로 의료 및 약업 현장으로의 공급도 원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추후 현장 수요 급증하는 등 수급 불안정 상황 발생 시, 공급 부족 신속해소 위한 생산 및 수입 확대를 포함해 관련 행정 지원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국내 생산 품목 포장재 수급에 애로사항 있는 경우 기 구축 산업부, 식약처 협력채널에 따라 플라스틱 수지 우선배정 및 공급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트리플데믹= 독감,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등 3가지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현상을 뜻한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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