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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500조 ‘반도체 구루’의 고언 삼성 연구 권위자 송재용
‘삼성 연구 권위자’ 송재용=서울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전자·반도체 산업 전략을 연구했으며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하다 귀국했다. 1980년대 말부터 반도체 산업을 연구해 온 전략 분야 권위자다. 2013년 삼성전자의 의뢰로 내부 경쟁력 분석을 수행하고 주요 경영진을 인터뷰했다. 사진=강정현 기자
“반도체는 더 이상 산업이 아니라 경제 안보다.”
지난 2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만난 송재용(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서울대 경영대학 석좌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가 각국의 국가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을 40년 가까이 연구해 온 그는 삼성전자 경쟁력 분석과 자문을 맡아 온 ‘삼성 전략통’으로도 꼽힌다.
그는 반도체가 과거 PC·스마트폰 수요에 따라 움직이던 경기순환 산업에서 벗어나, AI 인프라 투자와 지정학 리스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설계와 중장기 계약이 확대하면서, 단순 부품이 아니라 전략 자산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지금 같은 반도체 초호황기에 지켜야 할 투자 원칙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그는 “특히 중국과의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초격차 투자가 필요하다. 단순 설비투자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엔비디아가 보여줬듯이 메모리도 설계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솔루션 사업’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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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실적은 업황 영향, 기술 경쟁력 완전 회복 아니다”
한국은 명실상부한 ‘반도체 강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 시장의 약 70%를 차지한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인공지능(AI)의 빠른 확산으로 메모리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
Q : 최근 반도체 산업 구조가 어떻게 달라진 건가.
A :
“AI의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면서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계약 구조다. 과거에는 단기 계약 중심이라 수요 예측이 어려웠고, 공급 과잉과 가격 급락이 반복됐다. 하지만 중장기 계약이 확대되면서 설비투자 예측이 가능해지고 산업 안정성도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계기로 맞춤형 제품 비중이 늘어나며 고객을 잡아두는 힘과 설계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Q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쟁 구도는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나.
A :
“과거에는 삼성전자가 확실히 앞섰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격차가 크게 줄었다. HBM과 선단 공정에서는 하이닉스가 앞섰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은 삼성전자가 상당 부분 따라온 상황이다. 이제는 공정 기술뿐 아니라 수율, 생산 능력, 패키징 등 복합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송 교수는 현재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관료주의적 경영 구조와 조직 문화 약화, 해외로의 인재 유출을 리스크로 꼽았다. 특히 세계 1위 메모리 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해선 보다 직설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메모리 초격차는 이미 무너졌고,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TSMC와의 격차가 벌어졌다”며 “지금의 사상 최대 실적은 AI 혁명에 따른 업황 영향이 큰 만큼 본원적 경쟁력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Q :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A :
“삼성전자의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관리 중심적 경영 구조다. 지금처럼 돈을 벌고 있을 때 체질을 바꾸지 못하면 다시 뒤처질 수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이클이 반복됐다. 기술력 자체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의사결정 구조가 경직되면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특히 AI 확산으로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빠른 판단과 실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Q : 종합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사업 구조는 어떻게 평가하나.
A :
“과거에는 강점이었지만 지금은 부담도 커졌다. 자원 분산과 이해관계 충돌 문제가 동시에 나타난다. 반도체와 세트 사업은 본질적으로 다른 산업이다. 특히 고객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립성이 중요한데 현재 구조에선 제약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세트와 반도체 사업의 분할 검토도 필요하다.”
Q : 반도체 호황기 이후를 대비한 성장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A :
“파운드리(위탁생산) 경쟁력 강화는 필수다. 동시에 로봇과 전장 분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피지컬 AI 시대에는 반도체 기업도 시스템 기업으로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Q : 보상 체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A :
“핵심 인재가 빠져나가면 기술 회복 속도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보상은 강화해야 하지만 방식이 중요하다. 현금 중심 보상에는 한계가 있다. RSU(양도제한조건부 주식, 일정 기간 근속 또는 성과 달성 시 지급되는 주식 보상) 같은 주식 기반 보상으로 가야 한다. 동시에 핵심 인재는 차별화해 보상해야 한다.”
Q :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A :
“반도체는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만으로 할 수 없는 인력 양성과 52시간 규제 완화를 통한 연구개발 환경 개선 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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