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뇨스 “중국에서 겸손 배웠다”
과거의 영광 잊고 현실직시 선언
아이오닉V에 中기술생태계 이식
2030년 연간 50만대 판매 목표
아이오닉V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라는 전략 아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의 안일함을 버리고 철저한 현지화에 나서겠다는 다짐이다. 중국의 정보기술(IT)과 배터리 생태계를 흡수한 맞춤형 전기차 ‘아이오닉V’를 앞세워 중국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역수출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호세 뮤노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중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오토 차이나 2026’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무뇨스 사장을 비롯해 이상엽 현대차·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 허재호 현대차 중국 최고기술책임자(CTO),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 동사장 등 아이오닉V 프로젝트를 총괄한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해 중국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가 이번 오토쇼에서 공개한 아이오닉V는 현지화 전략의 결정체다. CATL 배터리를 탑재하고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멘타와 협업해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했다. 바이트댄스의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인포테인먼트를 탑재하는 등 중국의 기술 생태계를 통째로 이식했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2++ 수준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자동차 미디어 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현대차]
무뇨스 사장은 “현지 파트너와 협업으로 현대차에 현지화 요소를 더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브랜드 파워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인 측면에선 기존 중국 브랜드들과의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이상엽 부사장은 “내연기관차에선 절대 할 수 없는 파격적 실루엣으로 스포티한 감성을 더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V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20종 신차를 투입해 중국 연간 판매량을 2030년까지 50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계획엔 수출 물량도 포함된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성장한다면 다른 권역에서의 리스크를 예방하는 헤징 기회가 될 것”이라며 “중국 출시 성공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호주, 동남아시아 순으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현대를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선언이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자동차 미디어 간담회 현장. 왼쪽부터 허재호 중국 CTO 전무,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 동사장, 리펑강 총경리, 리솽솽 상임부총경리. [현대차]
무뇨스 사장은 최근 중국의 전기차 지원이 줄어든 상황과 관련해 기업 본연의 경쟁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안전과 품질, 가격 등 근본적인 경쟁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 경영진은 과거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두고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자기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24년간 1200만대를 판매하며 상황이 너무 좋을 때 우리는 안주했고 스스로 너무 과신했다”며 “중국에서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고 무엇이 잘되고 안 되는지 끊임없이 분석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그는 “도전을 받아들이고 도약하는 것이 고 정주영 창업 회장의 철학”이라며 “그 정신을 이어받아 중국 시장에서 다시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저우타오 동사장은 ‘아이오닉E’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출시도 예고했다. 아이오닉E는 앞서 현대차가 공개한 콘셉트카 ‘어스’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포함해 2년 안에 3개의 순수전기차와 3개의 EREV를 선보일 계획이다.
베이징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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