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소비량 급증 속...中 AI 모델, 가성비로 시장 공략
中 알리바바, 바이두 등 토큰 가격 美 10분의 1 불과
중국 정부, AI 토큰 기업에 R&D 세제혜택 등 부여
AI(인공지능) 그래픽=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중국이 전세계 AI(인공지능) 토큰(Token) 시장 장악에 나섰다. 여기에서 토큰은 코인이 아니라 AI가 글자를 이해하거나 생성할 때 사용하는 최소 단위를 말한다. 알리바바나 바이두 같은 중국 기업들은 미국 AI보다 10분의 1에 불과한 가격으로 토큰을 제공하며 전 세계 개발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AI 토큰 기업에 R&D(연구개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정책적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23일 메리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토큰은 태양광, 전기차에 이어 최근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챗GPT 등 AI 에이전트의 사용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의 AI 모델들이 높은 가성비와 가격 경쟁력으로 해외 점유율을 늘리는 추세다.
오픈라우터의 데이터에 따르면, 토큰 호출량 기준 상위 10개 모델 중 6개가 중국 브랜드다. 샤오미의 미모(MiMo), 알리바바의 큐원(Qwen), 딥시크 등 상위 3개 모델이 미국의 대표 기업인 앤트로픽과 구글을 앞섰다. 다시 말해 AI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들의 선택이 중국 모델 쪽으로 옮겨간 셈이다.
중국 AI 모델의 토큰 사용량이 미국 모델을 추월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2월부터다. 앤트로픽의 오픈클로 등 에이전트 사용에 토큰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나며 전체 비용 부담이 커지다 보니, 대안으로 가성비가 좋은 중국의 AI 모델 사용을 늘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중국 AI 모델의 가격은 비슷한 성능을 가진 미국 AI 모델 가격의 5% 수준이다.
개발자들은 오픈클로 등 에이전트가 하루에 수백 만개의 토큰을 소모하기 때문에 토큰 당 가격 차이가 적더라도 상당한 비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복잡한 문제들은 성능이 좋은 미국 모델을 사용하고, 단순한 작업들은 중국 모델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중국 AI모델의 가성비 경쟁력은 ▲고효율 추론 아키텍처 기반의 훈련 비용 절감, ▲저렴한 산업용 전력 요금, ▲실리콘밸리 대비 33~50% 수준인 엔지니어 인건비, ▲정부의 R&D 세제 혜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시장의 AI 수요를 국가 차원의 수출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중국발전포럼'에서 중국 국가데이터관리국장은 토큰에 '츠위안(Ciyuan, 词元)'이라는 공식 명칭을 부여하고, 표준 결제 단위로 선포했다.
알리바바는 그룹 내 역량을 결집한 'AI 토큰 허브(ATH)'를 신설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ATH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부터 기업용 AI 앱(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수직 계열화해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중국 내 AI 토큰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관리국에 따르면 3월에 중국 LLM 모델의 일일 토큰 호출량은 140조 건을 돌파했다. 이는 2024년 초 일일 0.1조 건 수준에서 불과 2년 만에 1400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신흥국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AI 인프라 병목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주식시장에서도 GPU 서버를 임대해주는 중국판 네오 클라우드 기업들에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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