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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주인 잃은 집] 4. 일본 공공R부동산, 철거보다 보존 무게…다시 찾는 공간 재생

일본 공공R부동산은 오래된 건물을 허무는 대신 새로운 쓰임을 찾는다. 활용되지 않는 빈집과 유휴공간을 사람들이 다시 찾는 장소로 되살리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주인 잃은 집] 4. 일본 공공R부동산, 철거보다 보존 무게…다시 찾는 공간 재생

낡은 건물 새 단장 리모델링

입주 희망 기업들 모여들어

새 활용 방안 찾는 사람 연결

임시 사용 등 수익 정보 공유

▲ 오래된 건물을 허무는 일반적인 개발 방식 대신, 철거 위기에 놓인 빈집이나 유휴 공간의 새로운 쓰임을 찾는 공간 재생 전문 기업 일본의 '공공R부동산'은 웨딩용품 쇼룸과 창고로 사용됐던 본 도쿄도 주오구 니혼바시 바쿠로초에 위치한 낡은 빌딩을 리모델링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언더 컨스트럭션 콘셉트로 리모델링된 공공R부동산의 사무실 내부, 버려진 뜀틀로 만든 테이블, 웨딩 쇼룸과 창고에서 공유 오피스로 탈바꿈한 '더 파크렉스 니혼바시 바쿠로초' 건물, 태양광 패널 재활용한 테이블에서 회의중인 공공R부동산 직원들.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일본 공공R부동산은 오래된 건물을 허무는 대신 새로운 쓰임을 찾는다. 활용되지 않는 빈집과 유휴공간을 사람들이 다시 찾는 장소로 되살리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일반적인 부동산 업체와 달리 개발보다 보존에 무게를 두고 오래된 건물을 행정과 민간, 지역사회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창출한다.

공공R부동산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더 파크렉스 니혼바시 바쿠로초'는 일본 도쿄도 주오구 니혼바시 바쿠로초에 있다. 이 지역은 에도시대부터 의류와 잡화, 완구, 문구 도매상이 밀집했던 일본 최대 규모의 도매상 거리다. 이 건물은 과거 약 200평(약 660㎡) 규모였던 웨딩용품 쇼룸과 창고로 사용됐다.

활용도가 떨어지자 쇼룸과 창고였던 건물은 1층 상업시설, 2~7층 사무실로 탈바꿈했다. 건물 주요 구조는 그대로 두고 '언더 컨스트럭션(공사중)'을 콘셉트로 외벽은 기존 타일을 제거한 뒤 회색 도장했고 실내는 천장과 바닥 콘크리트 구조체를 드러내도록 해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었다. 건물 내부는 폐자재를 활용한 소품들로 채웠다. 대형 바퀴살과 드럼통을 활용한 조명, 태양광 패널을 상판으로 만든 테이블 등 버려진 자재를 이용했다. 새롭게 단장한 뒤에는 입주를 원하는 기업들이 모여들었다. 유휴공간은 새로운 수익과 활력을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공공R부동산의 이이시 편집장은 “이곳은 시부야나 롯폰기처럼 도심 한가운데는 아니지만, 오히려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장소”라며 “이런 분위기에 매력을 느끼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공공R부동산은 유휴 공간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찾는 사람들을 연결한다. 오래된 건물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공공R부동산의 중요한 가치다. 그 장소에서 건물이 사라지면 그곳에 대한 기억까지 사라져 버린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해 철거보다는 보존 방향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이시 편집장은 “돗토리현에는 청소년들이 합숙하는 시설이 있었는데 시설 유지가 어려워져 다음 활용을 맡아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며 “이곳은 이제 공원 안에서 머물 수 있는 새로운 숙박시설로 개·보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세금으로 관리비만 계속 내야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됐다”고도 설명했다.

공공R부동산은 유휴건물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건물에 대한 정보는 물론 다양한 활용 방안들을 대안으로 제시해 건물을 제공하는 쪽과 활용하고자 하는 쪽을 연계한다. 또 건물 활용 방법을 결정할 때는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실험해 보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여러 사람이 직접 사용해 보며 어떤 활용 방식이 적합한지를 함께 결정한다.

이러한 경험은 공간 활용에 따른 실패 가능성을 미리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실험은 행정과 민간,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이시 편집장은 “오래된 건물을 하루 동안만 임시 가게로 열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모두 함께 실험해 본다면 행정도, 민간도, 지역 주민들도 그 건물의 미래 활용 모습을 더욱 구체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이원근·최준희 기자 lwg1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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