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전·현직 근로자 제기 소송서 ‘사측 승소’ 취지 파기환송
대법원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사기업이 지급하는 경영성과급이 지급 근거와 기준이 확정돼 있지 않고 경영성과 등 외부 요인에 따라 가변적으로 정해진 경우에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월 현대해상화재보험 전·현직 근로자 411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현대해상은 2002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전년도 경영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초기에는 노사 합의로 ‘법인세 차감 후 당기순이익’ 500억 원 이상 시 지급한다는 기준을 세웠으나, 2010년부터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기준을 정해 지급률을 결정했다.
특히 실적이 미달한 2006년과 2007년에는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으며, 실적이 좋았던 2018년에는 기준월봉의 716%에 달하는 성과급이 지급되기도 했다.
이후 현대해상이 경영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채 퇴직금을 산정하자 현대해상 근로자들이 경경성과급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산정해달라며 2019년 6월 소송을 제기했다.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 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금액
으로, 사용자는 근속 1년마다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도록 제도를 정해야 한다. 평균임금이 늘면 퇴직금도 늘어나는 셈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근로의 대가로, 계속·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근로계약 등에 따라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가 있는 금품을 뜻한다.
1심과 2심은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비록 지급 기준이 매년 변동되었으나 10년 이상 장기간 성과급이 지급되어온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근로자들에게 성과급 지급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됐고, 성과급 지급이 당연시되는 ‘규범적 관행’이 확립된 만큼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제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 중 사측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우선 ‘지급 의무의 발생 근거’를 면밀히 살폈다.
재판부는 “해당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임금규정에 경영성과급 지급 근거가 전혀 없고, 지급 기준 또한 해당 연도에 한정해 효력을 가질 뿐이었다”며 “경영상황에 따라 사측이 언제든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과급의 산정 기준인 ‘당기순이익’의 성격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당기순이익은 근로자의 근로 제공 외에도 자본 규모, 시장 상황, 재무 구조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크다”며 “이를 토대로 한 성과급은 근로의 양이나 질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근로의 대가’라기보다, 이익 공유(Profit Sharing) 차원에서 이루어진 시혜적 배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판단에 관해 같은 법리를 토대로 판단하면서도 회사별로 성과급의 내용에 따라 다른 결론을 내놓고 있다. 대법원은 올 1월 삼성전자 퇴직금 소송에서는 일부 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했다.
[법률방송 인사이트]
이번 판결은 경영성과급이 임금으로 인정되려면 지급 근거가 명문화되어 있거나 거부할 수 없는 관행이 확립되어야 함을 재확인하며, 실제 불지급 사례가 존재할 경우 관행의 성립을 엄격히 부정했습니다.
특히 산정 기준인 당기순이익은 근로자의 노력보다 시장 상황 등 외부 요인에 좌우되는 지표이기에, 이를 근거로 한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가 아닌 '이익 공유'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성과급의 임금성 여부는 개별 기업의 지급 규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따라 판세가 갈릴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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