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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주가’만 보던 상장사 합병가액, 자산·수익가치 함께 따진다

오는 12월부터 상장사가 다른 회사와 합병할 때 주식가치를 매기는 기준이 바뀐다. 최근 주가만 넣어 계산하던 기계적인 공식 대신, 회사가 가진 재산과 앞으로 벌어들일 돈까지 함께 따지는 ‘공정가액’이 쓰인다.

‘주가’만 보던 상장사 합병가액, 자산·수익가치 함께 따진다

12월부터 ‘공정가액’ 도입…대주주 ‘주가 누르기’ 관행 차단

오는 12월부터 상장사가 다른 회사와 합병할 때 주식가치를 매기는 기준이 바뀐다. 최근 주가만 넣어 계산하던 기계적인 공식 대신, 회사가 가진 재산과 앞으로 벌어들일 돈까지 함께 따지는 ‘공정가액’이 쓰인다. 대주주에게 유리한 비율로 계열사를 합치기 위해 합병 시점에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관행을 막자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다음달 6일까지 입법·변경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그동안 주가 평균치를 기계적으로 따라 논란이 됐던 산정 방식을 삭제하고, 상장사는 주가(시가)에 더해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거래 성격에 맞게 종합적으로 따져 가격을 정하도록 했다. 수익가치는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현금을 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는 현금흐름할인모형(DCF)이나, 앞으로 받게 될 배당금을 현재 가치로 따지는 배당할인모형(DDM) 같은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이렇게 정한 합병가액과 거래조건의 적정성뿐 아니라 가치 평가 방법이 적절한지, 가치 산정 과정에서 사용한 주요 가정이 합리적인지 등을 함께 판단해 공시해야 한다.

계열사끼리 합병하는 경우에는 특수관계인과 상대 회사 사이 출자관계와 채무보증, 임원 겸직 여부, 지분 변동 내역 등 이해관계를 증권신고서에 담아야 한다.

지금까지 상장한 두 회사가 합칠 때 각 회사 주식 1주에 매기는 값인 합병가액은 최근 1개월과 일주일, 최근일 종가를 평균 내서 정했다.

문제는 주가가 회사의 실제 가치보다 낮을 때다. 알짜 자산을 갖고 있거나 성장성이 큰 회사라도 해당 시점 주가가 유독 낮게 형성돼 있으면 불리한 비율로 합병이 이뤄졌다. 그 손해는 고스란히 해당 회사 일반주주 몫이 됐다.

합병을 앞둔 지배주주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한쪽 회사의 주가를 일부러 낮게 묶어둔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논란이 됐던 사례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었다. 당시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제일모직 주가는 높이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춰 삼성물산 주주들이 피해를 봤다는 비판이 나왔고, 관련 소송도 있었다.

금융당국은 개정안을 통해 지배주주의 ‘주가 누르기’ 유인을 차단하고 합병 반대 주주도 보유 주식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은 규제 심사와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 의결,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등 절차를 거쳐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일인 12월9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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