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좌아하게’ 곧 한달…문제해결은 없고 [한기호의 정치박박]

희대의 X(엑스) 신조어 “좌(左)아하게”를 10월 첫날 대통령이 띄운 지 5주차에 접어든다. 1일 종가 7000에 육박했던 코스피 지수는 23일 5500대를 간신히 사수했다. 주식 개미는 노후 국민연금까지 이중으로 물렸다. 단일상품 레버리지 ETF 투전판 수습은 하세월이다.

10월 첫날 “좌아하게” 외친 대통령…곧 5주차

경제·대북·외교·사법분야 악재는 전대미문급

1500p 가까이 꺼진 코스피, ETF 투전판 계속

北 지뢰도발부터 김여정 비방까지 대응 낙제점

주한미군사령관 때리기, 北 영토 규정엔 조용

7년 전 ‘美대사 콧수염’ 인종차별 공격 닮기도

검찰총장 국무회의 배석 강변…‘칼’ 집착하나

사법 대혼란도 뒷전 “5년 임시직” 다짐 어디로

희대의 X(엑스) 신조어 “좌(左)아하게”를 10월 첫날 대통령이 띄운 지 5주차에 접어든다. 1일 종가 7000에 육박했던 코스피 지수는 23일 5500대를 간신히 사수했다. 주식 개미는 노후 국민연금까지 이중으로 물렸다. 단일상품 레버리지 ETF 투전판 수습은 하세월이다. 외국인 투자가 썰물쳐도, 환율은 아무튼 안정세란다. 대미투자는 안갯속이다. 23일까지 한국갤럽 집계 국정지지율은 아무튼 40%선을 회복했다. ‘세무의 정점’을 비서실장에 깜짝 발탁하고 대통령이 SNS 집중을 선언해서일지 모르겠다.

10월은 유독 온나라가 거꾸로 간 느낌이다. 문제는 심각한데, 해결되는 게 없다. 군사분계선(MDL) 남쪽 지뢰매설로 우리 장병 3명 유혈사태를 부른 북한 정권은 2인자 김여정의 입으로 “자작극”이니 “적들의 갈갬질”이라 막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가리켜 “자작 광대극” 주체이자 “악질 보수정권 윤석열 정부를 훨씬 능가”한다고도 했다. 네티즌과도 다투던 대통령은 침묵한다. ‘별’ 출신 국방정책특보란 의원이 뒤늦게 입 열었더니 “송사리”란 비난을 샀다가, 뜬금 없는 ‘육본 생방송’으로 기강만 해쳤다.

김여정은 MDL 월선에 당연한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도발’로 부풀리는 적반하장을 거듭하면서, 육군 제2군단 7·15보병사단과 3군단 21·22보병사단 초소를 콕 집어 수백~수천회 대응 횟수까지 나열했다. 북한군 사상자를 냈단 얘기는 없다. ‘정상적인’ 국가와 군대였다면 ‘원칙을 지킨’ 부대원들에게 공개 포상이라도 주어졌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분야 불문 실력없이 ‘정치병’에 잠식된 현 시국에선 “아트(Art)적으로” 징계라도 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국정원장·통일장관과 동맹 마찰도 당면한 난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월 20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한성숙(왼쪽) 국무총리, 임광현(오른쪽)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와중에 집권층은 엉뚱한 데서 외교안보 ‘드잡이’를 했다. 한국 상선을 미사일 연발 공격하고도 잡아뗀 이란 내 대사관조차 정상 가동인데, 알려진 북한군 포로를 송환했다고 밝힌 우크라이나엔 대사관 인원 철수 불호령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워싱턴에서 강연하며 영토와 작전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한국은 DMZ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한다”고 실언하자 곧장 성토했다. 스타벅스 군인 무료 커피행사를 성차별로 비난한 기사를 썼던 국방부 대변인도 가세했다. 진짜 타깃은 ‘전시작전권’이었다.

‘평시’ 지뢰도발 대응부터 낙제점으로 유엔군사령부·야권 재촉이 없었다면 부실 암장됐을 판이다. 김정은이 올해 3월 북한 헌법 개정으로 ‘영토 규정’을 넣는데 여권이 주권 침해라고 성토한 적은 있나. 2019년 12월 해리스 당시 주한미국대사가 ‘어떤 북한과 계획도 한미 간 실무협의를 통해야’ 한다고 했을 때 대응과도 겹쳐 보인다. 장외 극좌세력은 일본계 미국인 핏줄을 소재로 ‘내정간섭 총독 행세’한다며 ‘콧수염 뽑기’ 인종비하 행사를 했고, 민주당 중진의원은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이냐”고 거들었다.

형사사법체계 개변 이후도 가관이다. 이 대통령은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을 국무회의에 첫 배석시키면서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했다. 2000년부터 25년간 수사기관 정점 검찰총장이 국무회의에 배석하지 않은 전례를 깼단 비판엔 “위헌적 억지”라고 규정했다. 대통령의 행정부 통할에 관한 법 조항 등을 가져왔으나 어색하다. 회의 참석 배제를 지휘·감독 포기로 등치시키는 화술도 그렇다. 검찰총장은 공소청장·중수청장으로 쪼개기 이전에도 국무위원이 아니었고 법무부 장관만이 지휘할 수 있었다.

헌법상 검찰총장직은 현 공소청장직이 이어받았단 이유로 배석을 앞으로도 강행할 수도 있겠다. 민주당·조국혁신당에 걸친 청장 인선 갈등에 비춰보면 이 대통령은 ‘칼’부터 꽉 쥐겠단 인상마저 준다. 뭐가 됐든 “수사·기소 완전분리” 구호도 ‘정치검찰 근절’ 논리도 벌써 옛일이다. 국감에서 ‘조국 자녀 입시비리 수사’가 억울했다는 여당에 서울중앙공소청장과 공소청장 대행(차장)이 ‘한동훈 자녀 수사’에 “적극 협조” 등 거들고 나섰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엔 “뼈를 발라내는 수사”를 받았다고 평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지난 10월 2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분리된 건 약자들의 권리 같다. 공봉숙 서울광역공소청 검사는 22일 “개정 형소법이 시행된 지금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고 했다. 일례로 성폭력·스토킹 사건 피고인이 ‘오랜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자, 피해자는 범행 시기 ‘무서우니 연락·접근하지 말라’고 한 문자를 내겠다고 공판검사에게 호소했으나 “검사가 수집한 자료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해놔서 제가 증거를 받으면 위법수집증거가 된다”며 4년 전 수사한 경찰에 제출하라고 답했단 것이다. 송치 단계를 다루는 형사부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두번의 탄핵 반사이익으로 집권한 세력에서 급거 대통령직만 위대해질 순 없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4일 5급 공무원 임용 예정자 특강에서 “대통령도 5년간 고용된 단기 임시직이다. 5년 후 평가에서 ‘더 나아졌다’거나 ‘저 인간 때문에 우리 완전히 망했다’고 할 수 있다”며 “내 의지를 타인에게 강제할 수 있는 힘을 권력이라고 한다. 대신 권력엔 똑같은 양의 책임이 부과된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 여러분에게 월급 주면서 권력을 맡길 땐 이유가 있다. ‘내 삶을 더 낫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