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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좋은 시를 찾아서] 이십일 그램 -사랑·11

마치 실제인 듯 말하는 화술은 저절로 끌려가게 하는 힘을 가졌다. “제 몸을 떠나봤던 영혼이 그렇게 말하데/하얀 잔디밭을 잠시인 듯 걷다가/문득 따뜻해진 그때/21그램이 더해져 다시 살아났다고” 이 부분은 이미 통설적으로 알려진 영혼의 무게 21그램을 실감 나게 한다.

[좋은 시를 찾아서] 이십일 그램 -사랑·11

박현구

드디어 먼지로 흩어진다고 했다

티끌로 나뉜다고도 울며 말하지만

과학은 냉정해서

원자原子로 분해된다고 하네

우주를 유영하던 무한의 확률이 껴안아

너와 나의 원자가 섞여

우리가 된 거야

사람이 죽는 순간

21그램만큼 가벼워진다는데

질량 불변의 법칙은 어디로 갔을까?

주파수가 맞으면

투명한 덩어리 하나가 언제나 내게로 와

제 몸을 떠나봤던 영혼이 그렇게 말하데

하얀 잔디밭을 잠시인 듯 걷다가

문득 따뜻해진 그때

21그램이 더해져 다시 살아났다고

사랑은 원자로 나눌 수 없어

21그램 한 덩어리로 그냥 있는 거야

◇박현구=경남 마산 출생. 2018년 월간 『시문학』 등단. 시집 『손이 많이 가는 남자』(시문학사). 시집 『눈먼 참깨 떼먹기』(2026, 시산맥사) 발간. 제22회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시 부문), 이어도문학상(동상) 등 수상. 한국시문학문인회 부회장.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부회장(전). 이어도문학회 부회장(전).율동시회 회원.

<해설> 마치 실제인 듯 말하는 화술은 저절로 끌려가게 하는 힘을 가졌다. “제 몸을 떠나봤던 영혼이 그렇게 말하데/하얀 잔디밭을 잠시인 듯 걷다가/문득 따뜻해진 그때/21그램이 더해져 다시 살아났다고” 이 부분은 이미 통설적으로 알려진 영혼의 무게 21그램을 실감 나게 한다. 그렇게 귓속말처럼 속삭이면서도 “사랑은 원자로 나눌 수 없어/21그램 한 덩어리로 그냥 있는 거야”라며 시인은 자신만의 직관이 섞인, 주제를 품고 있는, 재미와 뼈대가 있는 그런 문장으로 시를 마감하고 있다. 생과 사멸에 있어, “원자原子로 분해된다고 하네”라는 어떤 과학적 접근과 함께, “사람이 죽는 순간/21그램만큼 가벼워진다는데/질량 불변의 법칙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시인의 고민은 죽음이 아닌 사랑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게 된다. 육신을 떠난 영혼이 떠돌다가 우주를 유영하던 무한의 확률이 껴안아, 너와 나의 원자가 섞여, 우리가 된 거라는 전제를 바탕에 깔아둔 시인은 “주파수가 맞으면/투명한 덩어리 하나가 언제나 내게로 와”라며 21그램 한 덩어리 사랑을 누군가에게 고백하고 있다. -박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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