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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조하현 교수칼럼] 李대통령 취임 1주년…한국의 현실은

지난달 우리나라에 상당히 혼란스러운 사건이 있었다. 세계적인 기업을 끝장낼 수 있는 파업 위협,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검토되던 삼성전자 파업 문제가 겨우 합의에 이르러 일단락된 것 같지만 후폭풍은 엄청나다. 우선 성과급이 노사 협상 대상이 되는지가 큰 논란이다.

[조하현 교수칼럼] 李대통령 취임 1주년…한국의 현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우리나라에 상당히 혼란스러운 사건이 있었다. 세계적인 기업을 끝장낼 수 있는 파업 위협,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검토되던 삼성전자 파업 문제가 겨우 합의에 이르러 일단락된 것 같지만 후폭풍은 엄청나다. 우선 성과급이 노사 협상 대상이 되는지가 큰 논란이다. 일부 주주 단체는 주주 권익을 침해받았다고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이익은 위험(Risk)에 대한 대가이며 대부분 사업 자금에 투자한 사람들이 나눠 가져야 한다. 기업에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임금을 받는 직원들이 회사의 사업 위험을 분담했다고 보기 어렵다. 만약 이익 연동 방식으로 성과급을 받겠다면 그 반대 급부로 회사 손실 발생시에 임금의 20~30% 삭감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 사태의 큰 후폭풍은 다음의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제기한 초과 이익 환수 논란이다. 이번 사례처럼 어떤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 이익을 사회적으로 공유하자는 것이다. 이는 매우 부적절한 주장이다. 우선 초과 이익을 계산할 방법이 없다. 정상 이익을 넘어서야 초과 이익으로 간주할 수 있는데, 몇 %가 정상 이익률인지에 대해 기준을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한국 대기업들에 유사한 일이 벌어질 수 있도록 다리를 놔줬다. 최근 카카오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 이런 노사 대립이 자동차, 선박 등 많은 대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고,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여 국회를 통과시킨 ‘노란 봉투법’의 부직용을 앞으로 실감하면서 왜 전문가들이 그 법안을 반대했는지 체감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흔드는 것은 노사 대립뿐만이 아니다. 전문가 집단이 제대로 역할을 못해 국가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만약 대통령이 무리한 주장을 펴는 경우, 참모들이 적절히 조언하거나 레드팀을 가동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은행의 신용 평가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이 높은 이자를 부담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며 이는 이재명 대통령과 비슷한 주장이다. 신용 등급은 과거의 잔상이라며 ‘금융이 약자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논리가 빈약하다. 과거는 모두 무시하고 다가올 미래만 보자는 것인가?

은행의 대출금리는 예금 금리, 은행채 금리 등 자금 조달 원가에 가산금리를 합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중요한 것은 가산금리인데 그것은 차주의 신용 상태를 고려해 결정된다. 과거 대출 자금을 제대로 갚지 않아 신용도가 낮으면 가산금리는 높아진다. 가산금리는 일종의 리스크 프리미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은행의 방식이 ‘약자를 배제하는 것’이라는 정책실장의 주장은 매우 감성적이다.

정책실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라 해도 그것은 결코 개인적인 견해로 볼 수 없고 청와대의 정책 의지로 보이게 된다. 김 실장은 ‘역선택 문제’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 금융기관이 저신용자, 고신용자를 제대로 판별하지 않고 중금리 수준으로 대출한다면 그 시장에는 고위험, 저신용자들만 남게 된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레몬 시장’이라고 부른다. 겉만 번드레하지, 실속이 없다는 의미이다. 이는 경제원론에서 다루는 기본적인 내용이다.

일반인도 아니고 오랫동안 경제 관료로 근무했으며 경제학 박사 학위까지 보유한 정책실장이 설마 역선택, 레몬 시장을 모르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 감옥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도 제대로 조언하는 사람들이 부족했고, 아첨꾼들에 둘러싸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당시 김건희가 명품 핸드백을 선물받은 것에 대해 비판하는 움직임이 분명히 있었지만 그들을 배척했다. 그러나 오히려 사건은 증폭됐고 우여곡절 끝에 결국 두 사람 모두 투옥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중요한 문제로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해 언급했다. 사건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검찰이 잘못을 저질렀으면 사과해야 하고 공소는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관련 특검도 당연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논리에 엄청난 비일관성이 있다. 만약 정말로 검찰의 수사가 모두 조작된 것이라면 재판에서 사실을 밝히면 된다. 검찰의 공소 취소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재판에서 승소하면 되는 것이다.

한편 검찰의 수사 보완권에 대해서는 ‘국회의 판단’에 맡긴다고 했다. 민주당에 맡긴다는 것을 에둘러 국회에 맡긴다는 것이 아닐까? 더욱이 여당 내 강경파들이 수사보완권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무총리는 정부 각 장관의 업무를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이며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는 표현처럼 정부 내 권력 서열 2위에 해당한다. 대통령 유고시 그 자리를 대행해야 하니 능력이 충분히 검증된 인재가 총리로 발탁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 총리 후보 지명자가 과연 그 정도 역량을 갖춘 것인지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다. 용지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여서는 안 된다고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분명히 말했는데, 무려 4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는 것은 많은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우리나라는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3고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시기에는 대통령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 지도자로서 언행이 진중하고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국내·대외 환경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배를 제대로 이끌 수 있다.

조하현 지속가능경제 연구소장 weeklyh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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