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내년 2월 토큰증권(STO) 제도화를 앞두고 조각투자 상품의 과세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상장주식 소액주주의 장내 매매차익은 비과세지만 조각투자는 매매차익에도 배당소득세가 붙어 투자자 유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발행사 부실에 대비한 투자자 보호와 유통시장의 거래량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비금전신탁 수익증권과 투자계약증권 등 조각투자 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익에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15.4%가 원천징수된다. 연간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해 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한 과세표준에 따라 최고 49.5%의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특히 금융소득이 많은 자산가에게는 매매차익까지 종합과세에 합산되는 점이 부담이다. 업계에서는 초기 시장에 투자자를 끌어들이려면 상장주식과의 과세 형평성을 고려해 세제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물론 이러한 과세 차이는 토큰이라는 발행 형태가 아니라 증권의 종류와 소득 성격에 따른 것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유통시장에서 사고팔아 양도차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배당소득 형태로 과세되는 문제가 있어 향후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투자계약증권의 권리 보호도 보완이 필요하다. 신탁 구조를 활용하는 수익증권과 달리 투자계약증권은 공동사업 계약과 기초자산의 소유구조에 따라 보호 수준이 달라진다. 금융위원회는 투자자의 공동소유권을 설정하지 않는 사업형 투자계약증권에 대해 발행사와 공동사업 자산 사이의 ‘도산절연’ 문제가 크다고 보고 있다. 발행사가 파산하면 투자 자산이 채무 변제에 사용될 위험이 있어 이를 차단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존 한우·미술품 등 공유지분형 상품은 유통 과정의 권리 이전이 문제다. 증권을 매도하더라도 기초자산의 공유지분을 별도로 넘겨야 해 거래에 제약이 따른다. 금융위는 공유지분형의 권리 이전 절차와 사업형의 투자자 보호 기준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시장이 개설되더라도 충분한 거래량이 확보될지도 아직 미지수다. 금융위가 1단계로 허용한 상품은 ‘기관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사채’와 신탁 방식 비상장주식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초기에 접할 수 있는 상품은 소액 공모 조각투자(신탁수익증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은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고 사모 중심 이자·배당형 상품 위주 연착륙을 꾀하지만 ‘화끈한 한 방’을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거론되는 상품 상당수는 보유하면서 배당이나 이자를 받는 구조여서 빈번한 매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일반투자자의 장외거래소별 연간 순매수 한도가 1억 원으로 예정돼 초기 유동성 부족 우려도 제기된다. 매수·매도 호가가 부족하면 현금화가 지연되고 적은 거래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어 호가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유동성공급자(LP)의 참여 여건과 시장 조성 방안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는 만기 보유 성격이 짙어 장내 유통이 제한적인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로 거래 대금이 급감했던 주식워런트증권(ELW)의 선례를 참고해 유통시장의 기능적 유인을 세심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구상 중인 선박·부동산 등 대형 실물자산부터 K콘텐츠 지식재산권(IP) 등 혁신 상품들도 실제 상품 출시로 이어지기까지 정책적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정부는 아직 시장 파급력이 큰 2단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증권 토큰화’와 관련해 시점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않아 업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상품 다양화를 위해서는 제도 정비도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사가 보다 매력적인 자산을 발굴·구조화하려면 신탁법 개편 등을 통해 기초자산 취급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세부 업무 규정과 증권신고서 심사 지침의 구체화도 시급하다. 대형 증권사의 한 디지털·IT 담당 임원은 “현장에서 수많은 기초자산을 검토하고 분산원장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금감원 증권신고서 심사 기준이 구체화돼야 설계와 개발 범위를 최종 확정할 수 있어 현 시점에서 개발 동력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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