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은 졸업생들에게 “지금은 커리어를 시작하기에 가장 흥미로운 시기”라며 낙관적 도전을 주문했다.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공포보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메시지다.
황 CE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카네기멜런대학교(CMU) 졸업식 축사에서 “여러분은 새로운 산업과 과학적 발견의 시대가 시작되는 순간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며 “이보다 더 좋은 타이밍은 없다”고 말했다.
카네기멜런대는 1950년대 최초의 AI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1970년대 로봇공학 연구소가 설립된 곳으로, AI 연구의 상징적인 기관으로 꼽힌다. 황 CEO는 이 같은 배경을 언급하며 “AI는 오랜 시간 축적된 연구의 연장선 위에서 이제 본격적인 산업 혁명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는 목적을 대체하지 않는다”…업무와 역할의 구분
AI 확산으로 인한 일자리 불안에 대해 황 CEO는 ‘업무’와 ‘목적’을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방사선 영상 분석과 같은 반복적 업무는 AI가 자동화할 수 있지만,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의사의 역할과 책임은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AI는 인간의 목적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역량을 증폭시키는 도구”라고 말했다.
황 CEO는 오히려 AI가 특정 직군의 생산성을 크게 높여 관련 수요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가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면 전문가들은 더 복잡하고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할 수 있다는 논리다.
“AI가 당신을 대체하진 않는다…하지만”
그럼에도 황 CEO는 냉정한 경고를 덧붙였다.
그는 “AI가 여러분을 직접 대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AI를 여러분보다 더 잘 사용하는 사람이 여러분을 대체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는 AI 자체가 아니라 ‘AI 활용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를 개발과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코드 작성, 문서 요약,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미 실무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 능력보다는 문제를 정의하고 AI를 통해 해결책을 도출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AI는 최대의 플랫폼 전환”…기술 격차도 낮춘다
황 CEO는 AI를 PC, 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에 이은 가장 큰 컴퓨터 플랫폼 전환으로 규정했다. 그는 “AI가 컴퓨팅 방식을 재창조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복잡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소수만이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AI를 통해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AI가 기술 장벽을 낮춰 개인과 소규모 사업자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반 상점 운영자도 AI 도움을 받아 웹사이트를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 서비스를 자동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려움 대신 낙관과 책임감”
황 CEO는 기술 혁명에는 항상 기대와 공포가 공존해왔다고 짚었다. 그러나 사회가 기술을 개방적이고 책임감 있게 받아들일 때 인간의 잠재력은 오히려 확장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창업 과정에서 겪은 실패 경험을 언급하며 “모든 실패는 배움과 겸손, 인격을 단련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역경 속에서 길러진 회복력이 다시 도전할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산업·기술 전략을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AI 시대의 경쟁력은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를 얼마나 잘 아느냐가 아니라, AI를 문제 해결 도구로 얼마나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기업들은 이미 ‘AI 리터러시(이해·활용 능력)’를 기본 역량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AI와 협업하는 방식이 직무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AI를 배제하는 인재가 아니라 AI를 통제하고 책임질 수 있는 인재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시대, 생존 전략은 ‘활용 능력’
황 CEO의 연설은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단순한 공포를 넘어,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AI 혁명이 본격화되는 지금, 생존 전략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다루는 인간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다. AI보다 무서운 것은 AI가 아니라, AI를 더 잘 쓰는 사람이라는 경고가 졸업생들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던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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