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암동 산악형 36홀 재검토…부지·공사비·유지관리 부담 따져
▲ 제천시가 당초 추진할 계획이던 고암동 북부파크골프장 조감도/제천시
[중부매일 이보환 기자] 제천시가 고암동 일원에 추진해 온 북부지역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당초 164억원을 들여 산악형 36홀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부지 여건과 공사비, 유지관리 부담 등을 따져 사업계획을 바꾸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미 65억원가량이 투입된 사업이다. 왜 멈춰 섰고, 제천시는 무엇을 다시 구상하고 있는지 2회에 걸쳐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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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가 계획한 고암동 254-24 일원 북부 파크골프장은 9만8천998㎡ 부지에 36홀과 주차장 325대, 산책로 340m, 잔디광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총사업비는 164억원으로 잡았다.
당초부터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부지였다.
대상지가 산지인 만큼 파크골프 코스를 만들기 전에 산을 깎고 메우는 절·성토 작업이 필요하다. 옹벽과 배수시설, 진입도로 등 기반시설도 뒤따른다.
평탄한 땅에 잔디를 깔아 코스를 만드는 것과는 출발부터 달랐다.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는 민선9기 들어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제천시장직 인수위원회도 사업을 넘겨받으면서 수요와 재정 부담, 조성·관리 비용 등을 검토했다.
인수위 검토자료에는 제천시 전역의 파크골프 수요를 분석한 결과 현재 시설에 대한 수요가 불확실하다는 판단과 함께 산지형 시설의 높은 조성비와 유지관리 부담을 지적한 내용이 담겼다.
당초 사업이 목표로 내세운 외부 이용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시설 규모와 수요를 고려할 때 기대만큼 거두기 어렵다고 봤다.
인수위는 사업을 중단하는 방안과 기존 계획을 유지하는 방안, 대체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비교했다.
이 가운데 평탄한 부지를 활용하면 산악형보다 조성비를 낮추고 사업기간과 유지관리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결국 질문은 단순했다.
“파크골프장이 필요한가”가 아니라 “굳이 산을 깎아 만들어야 하는가”였다.
고암동 사업비가 164억원까지 책정된 데에는 산지라는 부지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
36홀 코스를 만들기 위해 지형을 바꾸는 토목공사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심권 부지 확보 비용도 들어갔다.
제천시는 지금까지 토지보상비 등을 포함해 약 65억원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토지 확보에 들어간 비용만 약 45억원이다.
사업을 바꾸더라도 이미 집행한 돈 가운데 설계와 용역 등 일부는 회수하기 어렵다.
반면 토지보상을 통해 확보한 부지는 제천시 소유의 공공자산으로 남는다.
따라서 65억원 전체를 매몰비용으로 볼 수는 없지만, 이미 쓴 돈이 있다고 해서 앞으로 필요한 돈까지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천시가 지금 따져야 할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기존 사업을 계속하면 앞으로 얼마가 더 필요한지, 사업을 바꾸면 이미 투입한 예산 가운데 얼마를 살릴 수 있는지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제천지역 파크골프장 이용객은 2021년 약 5만4천명에서 2023년 약 13만8천명으로 증가했다.
제천시파크골프협회도 2024년 4월 32개 클럽, 1천710명에서 올해 8월 현재 36개 클럽, 1천875명으로 회원이 늘었다.
하지만 수요가 늘었다는 사실이 곧 164억원 규모의 산악형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파크골프는 코스를 따라 직접 걷는 생활체육 종목이다. 고령층 이용자가 많은 만큼 경사와 이동거리, 안전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시설은 필요하지만 가장 비싼 방식으로 지어야 할 이유는 없는 셈이다.
제천시가 다시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65억원을 쓴 사업을 그대로 이어가면 추가 재정 부담이 커진다. 그렇다고 사업을 포기하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
결국 ‘지을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지어야 시민에게 더 효율적인가’의 문제로 바뀌었다.
제천시는 기존 사업의 목적은 유지하되 조성 방식과 부지를 바꾸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 첫 번째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송학면 포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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