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피지컬 AI(인공지능) 투자 전략 간담회'에 발표자로 나선 최동근 NH-Amundi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윤식 기자
"올해 시장 전망 키워드를 저희는 '제국주의 2.0'이라고 정의합니다. 현재는 2차 세계 대전 전반기가 떠오를 정도로 나라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일극체제에서 벗어난 국가 간 이합집산으로 자유무역은 점점 구체제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22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피지컬 AI(인공지능) 투자 전략 간담회'에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최동근 NH-Amundi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은 다시 시작됐고 (이 전쟁은) 한 국가가 망가지기 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많은 기업은 고인플레 환경에 직면하고 미국·이란 전쟁이 끝나더라도 고유가·고비용 구조는 기업들을 압박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팀장은 "앞으로는 생산성을 향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배타적 무역, 첨단소재의 무기화, 고물가 환경 등의 환경 변화로 경제성장 동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피지컬 AI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NH-Amundi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피지컬 AI 관련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날 최 팀장은 ETF 상장 이후 1년간 피지컬 AI 산업을 추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 현황을 살피고 ▲에너지 ▲광통신 인프라 ▲반도체 ▲AI 모델 ▲어플리케이션(앱) 등 5대 유망 테마를 발표했다.
피지컬 AI는 로봇과 같은 물리적 시스템이 환경을 인지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AI 기술이다. 엔비디아는 피지컬 AI를 현실 세계를 지각하고 이를 기반으로 판단한 뒤 움직이고 조작하는 능력을 갖춘 AI로 정의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등으로 대중들에게는 쉽게 알려져 있으며 현재는 첨단 제조 공정, 지능형 물류 시스템, 무인화 항만, 정밀 수술 로봇까지 전 산업 분야로 기술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 팀장은 "피지컬 AI의 본질은 AI가 불완전한 우리의 현실을 배우고 학습한다는 데 있다"며 "현실 세계의 모순까지 디지털 세계로 복제해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지컬 AI는 형태를 가리지 않고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은 시작일 뿐"이라며 "피지컬 AI는 점점 현실 세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말한 에너지, 광통신 인프라, 반도체, AI 모델, 앱까지 다섯 가지 투자 테마는 단순한 개별 산업이 아니라 피지컬 AI가 구현되기 위한 상호 유기적인 밸류체인으로 작동한다"며 "전쟁의 축은 점점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그 끝은 태평양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력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핵심 투자 전략으로는 '병목'과 '재탄생'을 제안했다. 앞으로는 AI의 기술적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기업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AI를 '잘 쓰는' 기존 제조 기업이 기술 기업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투자 기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 팀장은 "알파고 이래 시작된 AI 투자 사이클은 GPU(그래픽처리장치)에서 전력, 전력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 HBM에서 스토리지, 스토리지에서 광통신 인프라 순으로 주도주가 교체되면서 기술적 병목을 해소할 수 있는 기업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며 "단순히 AI를 '잘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잘 쓰는' 이른바 'AI 하이퍼 어답터(Hyper-Adopter)'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기업이 다 자기들은 AI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이를 정말 경영 전략에 활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AI가 촉발할 생산성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됐고 4~5년 이후에는 경제성장 전반에 그 효과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팀장이 꼽은 AI를 잘 쓰는 대표 기업은 미국 물류 기업 페덱스(FedEx)였다. 페덱스는 AI를 핵심 플랫폼으로 도구화해 데이터 통합, 수요예측, 자산 배치 등 전사적 경영 전략에 활용했다.
최 팀장은 "언뜻 보면 AI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페덱스와 같은) 기업들이 AI를 잘 활용해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며 "AI를 잘 써서 기존 사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발굴해야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분산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기술력이 곧 안보와 직결되면서 첨단소재 등이 전략무기화 되며 시장에서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이 큰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최 팀장은 "일본, 대만 등 반도체 소재 강소기업을 다수 보유한 국가들을 유심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다극화 시대가 열리면 공급망 최상단에 있는 소재 업체들이 무자비한 시장 지배력 휘두를 테고 이는 곧 새로운 투자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 22일 상장한 ‘HANARO 글로벌피지컬AI액티브’ ETF의 1년 수익률은 이날 기준 129.62%로 집계됐다. 구성 종목은 루멘텀 홀딩스(5.15%), 샌디스크(4.46%), 폼팩터(4.44%), 시에나(4.23%), 알파벳(4.19%), 코닝(4.15%) 등으로 이뤄져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