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월) 이동구 AX 얼라이언스 위원장 = ‘제20회 울산 화학의 날’을 축하하며
▷3월 17일(화) 최우진 SK지오센트릭 자문위원 = 석유화학산업의 생존전략, 가치의 대전환
▷3월 18일(수) 김승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장 = 전략금속의 미래와 미국제련소 건설의 의미
▷3월 19일(목) 장병태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 =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AI 리모델링 프로젝트
▷3월 20일(금) 김보찬 S-OIL 수석부사장 = 공격적 투자 및 AI 대전환으로 위기 돌파
본보는 3월 22일 ‘제20회 울산 화학의 날’을 맞이해 5명의 최고 전문가와 함께 16일부터 20일까지 5회에 걸쳐 ‘울산 석유화학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제언(提言)’을 주제로 ‘릴레이 특별기고’를 싣습니다. <편집자 주>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나들면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울산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는 중동 전쟁의 여파로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1월 기준으로, 국내 원유 수입량의 약 70%가 중동산이며 나머지 23%가 아메리카산이다. 특히, 울산은 중동지역에서 수입하는 전체 양의 94%가 원유일 정도로 매우 높고,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재료도 중동에서 54%를 수입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른 울산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그러면, 그 대응 방안은 뭐가 있을까? 먼저, 중동산을 대체할 원유를 확보하는 방안이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다른 지역에서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라도 대체 원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기존의 그 많은 중동 물량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원유 종류나 그 성분에 따라 정유 설비의 운용 효율이나 제품 수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기존 공정에 맞지 않는 원유를 대량 도입할 경우엔 적지 않은 부담이 생긴다.
대체 원유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국내에 비축하고 있는 원유를 방출하는 방안이 있다. 현재 국내 원유 비축량은 정부와 민간이 반반씩 약 1억5천만 배럴 수준으로 약 200일분의 대응 여력이 있다. 이렇듯 고유가, 고환율, 게다가 이란의 해상 운송 봉쇄로 인한 물류비용 상승까지 한꺼번에 밀려오면, 그만큼 위험부담이 커지므로 잘 대처해야 한다.
지금 석유화학산업은 대위기 상황이다. 그동안 ‘주머니 속 칼’ 정도로 여겨지던 중국과 중동이 본색을 드러내면서부터다.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공급과잉 현상이 두드러지고, 중국의 자급률이 100%에 다다르면서 수출선도 막혔다. 게다가 중국이 내수시장에서 남은 물량을 저가에 쏟아내면서 국내 업체들이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내몰리고 있다.
또한, 예전엔 원유만 내다 팔던 중동 국가들이 잇달아 석유화학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중동에서 짓고 있는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은 8개로 투자 금액만 123조원에 달한다. 원유를 뽑아낸 그 자리에서 곧바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이길 재간이 없다. 그러므로 울산도 NCC 설비 감축 및 통합, 공동운영. 나아가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전환까지 다각도로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정유 및 석유화학산업은 제조업 중에서도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장치산업 특성상 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의 데이터가 발생한다.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생산성 향상, 효율 극대화, 에너지 절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예지보전 등 그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울산 석유화학 업계는 수십 년간 쌓은 제조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조 AI 기술을 도입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 심화, 가공비 상승, 생산인구 감소 등 여러 위기 속에서 ‘AI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다.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급격히 인상된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라는 복합적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AI 전환(AX)’을 핵심 생존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울산은 석유화학뿐만 아니라 자동차, 조선, 비철금속 등 세계적인 공장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도시다. 그래서 ‘대한민국 산업수도’요, ‘한국경제의 심장’이라고 인정한다. 미래에도 가장 양질의 데이터가 많이 축적돼 있는 울산이 대한민국의 ‘AI 수도’가 돼야 하며, 나아가 대한민국이 ‘세계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리라 확신한다.
향후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은 더욱 고도화, 전문화, 대형화로 나아가야 한다. 일반적인 범용 제품의 생산은 줄이고, 친환경적이며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환하자. 그리고 한 개 회사를 넘어 산업단지 전체의 ‘제조 AI 대전환’을 생존전략으로 삼고, 이 험난한 위기의 파고(波高)를 잘 넘어가자. ‘제20회 울산 화학의 날’을 맞아 화학산업인 여러분의 노고에 온 마음 다해 감사드린다.
이동구 울산대학교 초빙교수·한국화학연구원 명예연구원·디지털혁신 U포럼 위원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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