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5시 30분께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정웅기자
12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열린 제18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큰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축제장에서는 성소수자 인권과 다양성을 알리는 행사가 이어진 가운데 축제장 인근에서 반대 측의 피켓 시위와 찬양이 이어졌고 행진 과정에서도 양측이 서로를 의식한 발언을 계속하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 9시부터 국채보상로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 구간의 교통이 통제됐다. 축제장 주변에는 경찰과 안전요원이 배치됐으며 CGV대구한일앞 등 일부 버스정류장에서는 버스 정차가 제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12일 국채보상로 일대는 교통 통제로 인해 일부 버스정류장의 정차가 제한됐다. 한정웅기자
낮 12시 축제가 시작되면서 2·28기념중앙공원 인근에는 68개 부스가 마련됐다. 도로를 따라 무지갯빛 깃발과 현수막이 내걸렸고 참가자들은 서울·광주·인천 등 각 지역 성소수자 단체를 비롯해 인권·장애인단체, 진보정당 등이 운영하는 부스를 둘러봤다.
오은지 성소수자부모모임 운영위원은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나 혐오가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는 부스를 준비했다”며 “서로의 차이를 이상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축제에 참여한 하늘(활동명·18)씨는 “대구 퀴어축제는 처음인데 다양한 이벤트가 있어 좋았다”며 “기독교 단체에서 동성애를 죄악으로 말하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식이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1시께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사장 인근을 방문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한 학생의 사진 요청에 응하고 있다. 한정웅기자
오후 1시께에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축제장 인근을 찾았다. 약 10분간 현장을 둘러본 강 교육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해당 집회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다”며 “행사에 10대 청소년들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보고자 왔다”고 밝혔다.
반월당역 인근에서는 축제 반대 측 집회도 이어졌다. 반대 주최 측 추산 약 4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1시50분께부터 찬양이 시작됐고 오후 2시30분께부터는 피켓 시위가 진행됐다.
12일 오후 2시께 대구 반월당역 인근에서는 대구퀴어문화축제 반대 집회도 진행됐다. 한정웅기자
김영환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사무총장은 “동성애는 흡연보다 폐암보다 위험하다”며 “탈동성애 하라는 말은 해서는 안 될 말도 혐오표현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축제 측의 행진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경찰의 통제도 한층 강화됐다. 주요 교차로마다 경찰이 배치됐고 통제 구간을 지나려던 시민들이 경찰에게 우회로를 묻는 모습도 보였다. 오후 3시 24분께에는 2·28기념중앙공원 인근을 지나던 구급차가 경찰에게 길을 물은 뒤 우회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후 5시를 넘기면서 축제 참가자들의 행진이 시작됐다. 축제 주최 측 추산 3천여명의 참가자는 각종 깃발을 앞세우고 2·28기념중앙공원을 출발해 봉산육거리와 반월당네거리 등을 거쳐 행진했다.
12일 오후 5시께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진 과정에서는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한정웅기자
행진 과정에서 양측의 신경전은 이어졌다. 한 반대 측 참가자는 행진을 따라가며 “동성애는 죄악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고 축제 측에서는 “행진 중 반대 집회가 보이면 키스 퍼포먼스를 하려고 준비했다”, “한 명이라도 보이면 말해달라”는 등의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한정웅기자 han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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