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각 당의 공천 심사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민의힘을 보면 지역 비전보다 공천 혼선과 후보난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국민의힘은 인물난 속에서 아직도 경기도지사 후보 공천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재까지 경기도지사 공천을 신청한 인물들의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추가 공모에 나섰다. 잠재 후보로 거론되던 유승민 전 의원과 김문수 전 장관의 출마는 주소지 이전 규정 때문에 사실상 어려워졌다. 당 지도부가 반도체 분야 기업인 영입까지 시도한다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대선 당시 한덕수로 후보를 바꾸려 했던 모습이 겹쳐 보일 뿐이다.
문제는 도지사 선거에만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 시·도의원 공천 과정에서도 이미 후보 공백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일부 선거구에서 공천 신청자가 나오지 않아 광역·기초의원 추가 공천 접수를 받기도 했다. 이는 지역정치 전반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선거를 준비했어야 할 당의 역할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국민의힘이 겪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중앙당 지도부에 있다. 선거 공천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야 늘 있었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이어지는 혼선은 비록 다른 당에 몸담고 있지만 같은 정치를 하는 사람의 눈으로 봐도 매우 우려스럽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던 대구마저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상위권을 달리던 후보들을 컷오프했고, 그 과정에서 당 안팎의 반발도 적지 않다. 주호영 부의장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컷오프된 뒤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당의 텃밭이라 불리던 곳의 공천 과정에서조차 서사와 감동은 없고 분열만 커지고 있다.
정치의 사법화를 넘어, 이제는 공천의 사법화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공천 심사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잇따라 사법부로 향하고 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다시 기회를 얻게 된 일도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 공천과 관련해 법원에 접수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모두 국민의힘 공천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정당 내부에서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계속 법원의 손에 맡기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 혼란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도 않다. 공천의 책임을 져야 할 전직 공관위원장은 직접 출마하겠다며 자리를 내려놓았다. 혼란은 고스란히 남은 사람들의 몫이 됐다. 선거를 앞두고 공천 책임자가 중도에 물러났다는 사실 자체가 중앙당 지도부의 혼선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도부가 흔들리니 지역 조직도 방향을 잡지 못했고, 정당의 간판이 안정감과 비전을 주지 못하니 누구도 선뜻 나서기 어려워졌다. 지역을 다니다 보면 당을 떠나 훌륭한 인재는 얼마든지 있다. 국민의힘 안에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인물들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인재들이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는 정치적 토양을 중앙당이 만들어주지 못한 데 있다.
이쯤 되면 경기도에서 불고 있는 국민의힘 인물난을 단순한 후보난이라고만 부르기도 어렵다. 단지 후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란의 강을 허우적거리며 선거 준비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결과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국민의힘의 후보난 그 자체가 아니다. 국민의힘의 막장 공천과 윤어게인 타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환멸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막장 정치가 반복될수록 유권자는 정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치에서 눈을 돌리게 된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뽑는 선거다. 중앙정치의 축소판도, 대리전도 아니다. 주민의 삶을 책임질 사람과 지역의 비전을 고르는 선거를, 정치 혐오와 무관심 속에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치르게 해서는 안 된다.
정치는 국민에게 더 나은 세상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것은 비전도, 책임도 아닌 혼선과 퇴행이다. 지방선거마저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면 지역의 미래는 사라지고 정치 혐오만 남게 된다. 그 책임은 결국 이 판을 이렇게 만든 국민의힘 지도부가 져야 할 것이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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